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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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사상 최대인 580억엔(약 5842억원) 규모 가상화폐 해킹 도난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사건의 원인이 규명되지 못해 피해자 보상이 예측 불가한 상황에 처했다고 NHK가 26일 보도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지난달 26일 580억엔 상당의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 코인을 해킹으로 도난당했다. 이로 인해 26만명의 투자자가 피해를 보았다.

코인체크는 사건 후 자사의 자기자본 등의 재원으로 투자자들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NEM 운영자 측도 NEM에 '태그(tag)'가 붙어 있어 이동 경로의 확인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사이 NEM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았고 도난당한 NEM이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피해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난당한 NEM의 15.5%에 달하는 90억엔(약 907억원)이 '다크웹(Dark Web. 이용자의 신원을 감춘 채 접속하는 사이트)'을 통해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된 것으로 의심된다.

범인들은 도난당한 NEM을 400개 안팎의 계좌로 분산해 '세탁'을 노리고 있지만, 수사 당국은 이를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고 있다.

해킹의 피해자이면서 투자자들에게는 가해자가 된 코인체크 측은 계속 보상을 하겠다고만 말할 뿐 보상 시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 후 코인체크가 등록 절차도 완료하지 못한 '유사 사업자' 신분으로 영업했고, 가상화폐를 외부 네트워크와 접속한 채로 보관하는 비상식적인 보안 관리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일본 정부와 관련 업계는 제도 보완을 서두르고 있다.

금융청은 유사 사업자 15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했고 정치권은 투자자 보호책을 비롯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후속 조처에 대해서는 이미 거액의 해킹 도난 사건이 발생한 뒤 나온 것인 만큼 '뒤늦은 규제'라는 비판이 많다.

지난 21일 오사카의 한 거래소에서는 시스템 오류로 비트코인 10억개가 0엔에 팔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