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창업광장은 디캠프 수백 개를 합친 것보다 큰 크기입니다. 이게 3년 전만해도 없었습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보 공유 행사 ‘디파티’에서 선전의 스타트업 지원 현황을 설명하며 나온 말이다.

지난 23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디파티를 열어 글로벌 창업지원 현황을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디파티는 디캠프가 특정 주제를 선정해 참석자들이 서로 정보 공유와 교류를 하는 행사다. 이번 디파티는 ‘창업지원’을 주제로 해 정부지원기관과 투자전문기업,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기관) 등이 참석했다.
좌측부터 최시훈 엘지생활건강 엔커머스 마케팅부 팀원,  조상래 플래텀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좌측부터 최시훈 엘지생활건강 엔커머스 마케팅부 팀원, 조상래 플래텀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이날 행사에는 임정욱 센터장과 조상래 플래텀 대표, 최시훈 엘지생활건강 엔커머스 마케팅부 팀원이 함께 중국의 스타트업 지원 현황에 대해 토론했다.

임 센터장은 “3년 전만 해도 선전이 실리콘밸리를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녀온 뒤로 생각이 바뀌었다”며 “민간 투자와 정부 투자를 합하면 이미 실리콘밸리를 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창업지원에 대해 “중국 정부가 기업에 통 크고 일관된 지원을 하고 있어 앞으로 투자는 물론 지원기관도 더 늘어날 거라고 본다”며 “‘당과 함께 창업을’이라는 슬로건이 걸릴 정도로 기업과 정부가 끈끈한 신뢰를 형성하고 있어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중국의 체계적으로 구성된 창업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액셀러레이터도 인증제도를 도입해 국가급, 성(省)급, 구(區)급, 시(市)급으로 나눠 지원을 달리 한다”며 “텐센트와 같은 기업들이 액셀러레이터에 육성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지역 기업과 액셀러레이터가 짝을 이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한국은 지원 프로그램이 체계적이지 못해 세금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며 “정작 중요한 인건비에는 자금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캠프는 이날 전 세계 스타트업 지원 현황도 함께 발표했다. 디캠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액은 1644억달러(약 177조3000억원) 규모로 미국이 이 중 745억달러(약 80조원)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아시아 지역으로 708억달러(약 76조원), 유럽은 174억달러(약 18조원)로 집계됐다.

디캠프는 브렉시트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反) 이민 정책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유럽·아시아 시장의 성장으로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액이 50% 가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임새롬 디캠프 매니저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헬스케어와 핀테크(금융기술) 산업 투자가 활발했다”며 “유럽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육성 정책에 힘입어 기술기반 스타트업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