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종목'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메달밭 인증
썰매·컬링·스키에서도 사상 '첫 메달'
넓어진 메달밭…쇼트트랙·빙속에 썰매·컬링·스키까지
비록 목표했던 역대 최고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밭을 넓혀나갔다는 데에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지금까지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은 모두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3개 종목에서 나왔지만 이번 대회에선 빙상 외에 썰매, 컬링, 스키에서도 값진 첫 메달이 나왔다.

빙상 편중에서 탈피해 다양한 종목에서 국제무대 경쟁력을 확인하면서 4년 후, 8년 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 여전한 효자 쇼트트랙·빙속
전통의 '효자종목'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여전히 효자였다.

쇼트트랙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임효준(한국체대)은 개막 이튿날인 10일 남자 1,500m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최민정(성남시청)이 여자 1,5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넓어진 메달밭…쇼트트랙·빙속에 썰매·컬링·스키까지
최민정과 심석희, 김아랑(이상 한국체대), 김예진(한국체대 입학예정), 이유빈(서현고)은 환상의 호흡으로 여자 3,000m 계주 올림픽 2연패도 달성했다.

최민정은 2관왕이 됐다.

남자 대표팀 막내 황대헌(부흥고)은 500m 은메달, 임효준과 서이라(화성시청)는 각각 500m와 1,0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비록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이 실격되고, 여자 1,000m 결승과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선 선수들이 넘어지며 메달을 놓치는 불운이 있었지만 당초 대표팀이 목표로 밝혔던 금메달 3개는 그대로 달성했다.

스피드스케이팅도 선전했다.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은 이번 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의 초대 남자 챔피언이 됐다.

후배 김민석(성남시청), 정재원(동북고)과 함께 팀추월 은메달까지 합작한 이승훈은 자신의 올림픽 메달을 아시아 빙속 선수 최다인 5개로 늘렸다.

여자 매스스타트에선 '왕따주행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보름(강원도청)이 값진 은메달을 땄다.

500m 3연패에 도전한 '빙속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가 500m 은메달을 추가하며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손에 쥐게 됐다.
넓어진 메달밭…쇼트트랙·빙속에 썰매·컬링·스키까지
'깜짝 메달'도 많이 나왔다.

김민석은 1,500m 동메달을 차지하며, 이 종목의 아시아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차민규(동두천시청)는 500m에서 0.01초 차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김태윤(서울시청)은 1,000m에서 귀중한 동메달을 추가했다.

맏형 이승훈은 5,000m와 10,000m에서 각각 5위와 4위를 했다.

비록 이상화와 이승훈, 모태범(대한항공)이 나란히 금메달을 땄던 밴쿠버 때보다 금메달의 개수는 적지만 여러 종목에서 성과를 냈다.

특히 남자 대표팀은 이번에 전 종목에서 톱5에 진입하기도 했다.
넓어진 메달밭…쇼트트랙·빙속에 썰매·컬링·스키까지
◇ 역사 새로 쓴 썰매·컬링·스키
빙상의 고군분투에 다른 종목들도 가세했다.

시작은 썰매였다.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윤성빈(강원도청)은 완벽한 레이스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얻어냈다.

썰매 종목의 아시아 선수 최초 금메달이기도 했다.

네 차례의 주행에서 세 차례나 트랙 신기록을 작성했고, 2위와의 격차는 올림픽 사상 최대인 1.63초였다.

원윤종(강원도청), 전정린(강원도청), 서영우(경기BS경기연맹), 김동현(강원도청)으로 이뤄진 봅슬레이 4인승 팀도 24일 끝난 1·2차 시기에서 2위에 오르며 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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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보이' 이상호는 한국 스키 58년 만에 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상호는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차지했다.

준결승에서 막판 스퍼트로 0.01초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통쾌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최고의 화제 종목은 컬링이었다.

동계스포츠 중에서도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으로 꼽혔던 컬링은 대회 전까지만 해도 메달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점쳐졌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대반전이었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 '팀 킴'은 첫 경기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에 승리를 거두더니 스위스, 스웨덴, 영국 등 강팀을 잇달아 제압했다.

8승 1패 1위로 준결승에 오른 후에는 유일하게 1패를 안겼던 일본에 설욕하고 결승에 진출하며 사상 첫 메달을 확보했다.

선수들의 성이 모두 김 씨여서 '팀 킴'으로 불리는 여자 컬링 선수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넓어진 메달밭…쇼트트랙·빙속에 썰매·컬링·스키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