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여자 1000m 최초로 '한·중 독식 구도' 붕괴
1994년 동계올림픽에서 첫 경기가 치러진 이래 오직 한국과 중국의 스케이터들에게만 허락됐던 쇼트트랙 여자 1,000m 시상대 꼭대기의 주인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바뀌었다.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은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9초778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여자 1,000m에서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한·중 독식' 구도가 무너진 순간이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처음 열린 여자 1,000m에서는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나온 6개의 금메달 중 4개를 한국이, 2개를 중국이 차지했다.

우승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한국 쇼트트랙의 레전드 전이경이 1994·1998년 2연패를 달성했고 진선유가 2006년 토리노에서, 박승희가 2010년 소치에서 각각 금메달을 땄다.

이에 맞서는 중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양양A, 2010년 밴쿠버에서 왕멍을 앞세워 금메달을 빼앗았다.

금메달뿐만 아니라 여자 1,000m에서는 시상대 전체를 한국과 중국이 독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가노·솔트레이크시티·토리노·소치 등 네 차례의 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한국과 중국 선수가 나눠 가졌다.

한국과 중국 외의 나라에서 이 종목 시상대에 서 본 선수는 나탈리 램버트(1994년 은메달), 캐서린 뤼터(2010년 은메달) 등 두 명뿐이었다.

이날은 정반대였다.

스휠팅에 이어 킴 부탱(캐나다)과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가 2,3위를 차지함에 따라, 역대 처음으로 시상대에 한 명의 한국·중국 선수도 없는 생경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날 결승에 중국 선수가 아무도 진출하지 못하면서 양국의 독식 구도가 깨지리라는 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여기에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최민정(성남시청)과 심석희(한국체대) 마저 경기 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레이스에서 완전히 이탈하고 말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