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3 블록 2A 미사일' 지상 요격시험은 처음…원거리 센서 지휘도 처음
MDA 청장 "데이터 많아 MD 체계 진전에 '기폭제'역할할 것"

미국이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맞서 지난달 말 한 요격시험은 실패로 끝났지만, 미사일 방어(MD) 개선에는 좋은 '자극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이 시험에서는 육상 배치 이지스 요격 체계(이지스 어쇼어)를 통해 최신형 'SM-3 블록 2A' 요격미사일 실탄이 처음으로 발사되는 등 '첫 번째'로 이뤄진 것도 여러 개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트리뷴 뉴스 서비스, 투손닷컴 등 미언론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하와이 근해 상공에서 항공기가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표적을 향해 이지스 어쇼어로 SM-3 블록 2A 미사일을 동원한 요격시험을 진행했다.

그러나 발사된 SM-3 블록 2A 미사일은 표적 요격에는 실패했다.

SM-3 블록 2A 요격시험 직후 MDA의 마크 라이트 대변인은 성명에서 "하와이 카우아이에 있는 태평양 미사일 사격훈련지원시설(PMRF)에서 발사된 SM-3 블록 2A 미사일을 활용하는 실탄 미사일 비행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탄도미사일 요격시험 실패에도 상당한 '성과'"
MDA는 또 이 시험에 SM-3 블록 2A 미사일 가격 4천만 달러(427억 원), PMRF와 각종 레이더 및 탐지장치 사용료, 350명의 지원요원 수당 등 모두 1억3천만 달러(1천389억 원)가량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새뮤얼 그리브스 청장 등 MDA 관계자들은 시험이 실패했지만 실제로는 만만찮은 효과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리브스 청장은 "이 시험은 신형 요격미사일 체계(SM-3 블록 2A)의 능력에 대한 개발 및 작전 시험 차원에서 이뤄졌다"면서 "더구나 시험에 동원된 신형 미사일은 아직 생산 단계에 있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SM-3 블록 2A 미사일은 미국과 일본이 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해 공동 개발 중인 것으로, 이지스 구축함과 순양함에 탑재된 SM-3 요격미사일 개량형이다.

SM-3 블록 2A의 요격고도는 SM-3보다 배나 긴 1천㎞나 된다.
미 국방부 "탄도미사일 요격시험 실패에도 상당한 '성과'"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BAE 시스템스가 개발한 SM-3 블록 2A를 통한 요격시험은 이 시험이 세 번째다.

미국은 지난해 일본과 함께 이 미사일을 동원한 두 차례의 요격시험에서 한 차례는 성공했지만, 한 차례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브스 청장은 표적 요격 실패에도 하와이에서의 이번 시험이 미국의 요격미사일 성능 개선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 이지스 어쇼어로 SM-3 블록 2A를 처음 발사한 것 외에도 지상과 우주 배치 탐지 체계(센서)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이 미사일 발사를 지휘할 수 있는 것도 처음으로 시도됐다고 강조했다.

그리브스 청장은 "시험 때마다 늘 진전을 이룬다"며 "비록 표적 요격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이 실망스럽지만, 시험 과정에서 요격미사일 체계 성능이 상당히 진전됐음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향후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의 역량을 한층 더 개량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MDA의 에이미 코헨 SM-3 사업단장은 SM-3 블록 2A가 새로운 위협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기존보다 훨씬 개량된 탐지체계와 소프트웨어를 갖춰 요격능력 면에서 크게 진보했다고 밝혔다.

또 첨단 센서 기술을 적용한 덕택에 SM-3보다는 훨씬 먼 거리에서 표적인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요격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SM-3 블록 2A 미사일은 폭약이 든 탄두를 탑재하지 않지만, 순수 충격과 충돌에서 나오는 힘으로 적 미사일을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미사일이 종말 단계 최고 속도가 마하 15.3(1만8천827㎞/h)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미국은 최근 일본에 대한 1억3천300만 달러 규모의 SM-3 블록 2A 미사일 판매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현재 운영 중인 이지스 구축함과 오는 2023년까지 설치할 이지스 어쇼어를 통해 이 미사일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