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영업적자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던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라 흑자전환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4년 연속 적자를 내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장사가 한 번 더 영업손실을 내면 ‘상장적격성 심사대상’에 올라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기업은 본업과 다른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실적이 좋은 자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등 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퇴출 막자"… 관리종목 6개사, 흑자전환 성공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을 내 관리종목에 편입된 코스닥 상장사는 15곳이다.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 심사를 거쳐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 15곳의 상장사 가운데 고려반도체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씨엔플러스 엠벤처투자 포티스 태양씨앤엘 등 6개사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당수 기업들은 주력 사업에 집중해 성과를 거뒀다. 고려반도체는 지난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주요 고객사가 설비투자를 늘리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장비 판매가 늘어난 데다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일부 상장사는 적자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전자부품 커넥터 제조사인 씨엔플러스는 지난해 중고 휴대폰 유통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중고 휴대폰을 사들여 수리한 뒤 온라인 쇼핑몰, 통신사 등에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사업이다. 씨엔플러스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신사업을 담당할 에코폰 사업부를 신설했다”며 “해당 사업부문의 이익도 크게 늘어났다”고 했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태양씨앤엘은 지난해 부진했던 가전 및 PC 부품 사업 영업을 중단했다. 베트남 자회사(TYEV)도 매각했다. 대신 자회사였던 공감이앤티를 지난해 5월 흡수합병해 재무 및 수익구조를 개선했다. 공감이앤티는 산업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사업을 하던 업체다. 공감이앤티의 사업을 이어받은 태양씨앤엘 환경사업부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6%(작년 3분기 기준)로 기존 휴대폰 부품 관련 매출 비중(17.4%)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관리종목은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스틸플라워와 한국정밀기계는 지난해 각각 368억원, 10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어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관리종목이 경영권 변경을 공시하면서 상장적격성 심사를 받기도 한다. 화학제품 제조업체 코디는 지난해 반기보고서(상반기)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관리종목이 됐다. 이후 이 회사의 주요 주주인 파로스생명과학은 보유주식(지분율 5.6%)과 경영권을 유한회사인 코스메틱플랫폼1호에 넘긴다고 공시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경영권이 바뀐 관리종목은 투자 위험이 크다”며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인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8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