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규도 만족스러워 할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레이스를 벌인 노선영(29·콜핑팀)은 "마음이 이제 후련하다"고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노선영은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 경기를 마친 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힘을 내 최선을 다한 경기를 했다"며 "부담감이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일원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던 노선영은 팀추월에 나서려면 개인종목 출전권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착오 때문에 출전이 무산될 뻔했다.

2016년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전 남자 쇼트트랙 대표 노진규의 친누나인 노선영은 동생을 대신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겠다며 각오를 다져 왔기에 마음의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러시아 선수 2명의 출전이 불발되면서 예비 2순위이던 노선영이 출전권을 승계해 극적으로 '동생을 위한 레이스'가 평창에서 이뤄졌다.

당시 상황을 묻자 "아무래도 가장 힘들었던 때"라고 돌아본 노선영은 "누구의 도움도 아니고 스스로 얻은 기회였는데, 주위의 시선 때문에 4년간 노력해 온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올림픽을 그렇게 끝내기 싫어 출전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노선영은 '동생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그렇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동생이 (레이스를) 봤다면 만족스러워 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기 전까지는 동생 생각이 많이 났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동생 생각보다는 경기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레이스에 만족하는지 묻는 말엔 "(대표팀에서 벗어나 있던) 일주일 동안 쉬어서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생각보다는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