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베, 잔칫집서 엉뚱한 말"… 일본 "북핵 동결 후 대화 나서야"

미국 초강력 대북제재 예고

한·일 의원들 대북전략 토론회서 신경전

한국과 일본 양국 의원들은 12일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평화 정착을 위한 대북전략 토론회에서 확연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놓고 온도차가 뚜렷했다.

여야 의원들과 일본 중의원이 참여한 ‘한일의회 미래대화’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문화·관광 활성화를 주제로 제2회 토론회를 열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한·일협력’을 주제로 한 비공개 세션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방문한 것은 감사하고 의미있는데, 잔칫집에 와서 다른 말을 해서 점수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한·미 군사훈련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주권의 문제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반박한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

이에 일본 측 의원들은 “당초 아베 총리의 한국 방문에 자민당은 격하게 반대했는데 아베 총리가 결단한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감안해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여러 번 경험에서 보듯 북한이 신뢰를 잃어버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일이 이번에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평창 이후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예술단 공연을 관람한 소식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 연합뉴스

일본 의원들은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우선 핵개발을 동결시키고,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마지막으로 비핵화로 가야 한다”며 ‘선 핵동결’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리 측 의원들은 “역발상을 하면 우리가 시간을 버는 것”이라며 “평창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군사적 긴장국면이 중단된 상태니 차분히 남북관계의 점검시간으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한일의회 미래대화는 국회의장 주도로 구성된 회의로 2016년 일본에서 1회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포함해 여야 의원 10여 명이, 일본 측에선 중의원의 오시마 다다모리 의장 등 9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