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사실 아니다" 해명 불구 한국당 "치욕, 文정부가 사과해야"
국민 "가면응원 자제해야", 바른 "북한, 평화라는 가면 써"
민주·민평 "보수야당, '가짜뉴스'로 색깔논란 증폭" 비판
북한 응원단이 지난 10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서 젊은 남성 얼굴의 가면을 쓰고 응원한 데 대해 '김일성 가면'이 아니냐는 억측이 나온 것을 두고 11일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한 언론사가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이라는 제목을 달아 사진기사를 내보내면서 촉발된 이 논란은, 통일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해명한 데 이어 해당 언론사도 이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공식 사과문을 자사 웹사이트에 게재함에 따라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 언론사는 "정파적 주장의 근거로 삼는 일이 없기를 당부드린다"고 호소까지 했지만, 보수야당은 '김일성 가면이 맞다'는 주장을 고수하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소재로 삼는 모습을 연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김일성 가면'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규정하고 "볼썽사나운 트집잡기"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으나,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부적절한 응원"이라며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서면논평에서 '김일성 가면' 논란에 대해 "북한에서 최고 존엄으로 여겨지는 김일성 주석의 얼굴을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은 북한 체제와 문화를 감안하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볼썽사나운 트집 잡기와 색깔론으로 응수하는 야당의 행태는 옥에 티"라며 "통일부가 '김일성 가면이 아니다'라는 것을 북한응원단에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는데도, 야당 의원과 일부 언론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북한이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일성의 얼굴을 응원에 쓸 일이 없다"면서 보수야당을 향해 "괜한 트집을 잡지 말고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평창올림픽에 전범 김일성이 등장했다.

아이스하키팀은 남북단일팀에 희생된 것도 모자라 김일성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경기를 펼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사죄'를 요구했다.

전 대변인은 "현장 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과 도종환 장관도 이 자리에 있었다.

이분들은 자신들이 당한 일이 치욕인지도 구분이 안 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일성 가면 보도가 나가자 통일부가 나서서 북한을 대변하고, 북한 측 설명을 따라했다.

누가 봐도 김일성 얼굴인데, 통일부 눈에만 달리 보이나"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논평에서 "북한 응원단의 '김일성 가면' 응원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북한이 이런 응원으로 체제선전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집단지성을 무시하는 저급하고 유치한 놀음"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국민과 언론에 '김일성 가면'으로 보인다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이) 최고 존엄을 가면으로 만들 리 없다'는 준비된 탈출구를 우리 정부가 지켜줬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함구했다"며 "북한이 평화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

특히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 이어 국회 브리핑까지 열어 "가장 중요한 본질은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가면을 응원도구로 쓴 것이 적절했느냐'라는 것"이라며 "통일부 발표처럼 배우 얼굴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 얼굴이 김일성을 연상시킨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못한다"면서 가면응원 금지조치를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