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개막식엔 CEO 모두 불참
CJ그룹은 국내 1위 종합식품회사 CJ제일제당과 단체 급식회사 CJ프레시웨이 등 계열사가 있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선수단 음식 케이터링 서비스에서는 일찌감치 빠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행사 단체급식은 주로 세계 최대 케이터링업체인 미국 아라마크가 맡아왔다. 아라마크 측은 주변 환경과 흥행 여부 등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실사를 한 뒤 수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참가를 거부했다.
올림픽 개최에 비상이 걸리자 국내 식품 회사들은 발 벗고 나섰다. 100억~200억원대 케이터링은 신세계푸드와 현대그린푸드, 풀무원, 아모제 등이 나눠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 내 케이터링은 적자를 감수하고도 국내 식품기업들이 애국한다는 심정으로 참여한 게 사실”이라며 “CJ는 검토 후 적자 폭이 클 것으로 예상해 최종 사업자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위해 직원을 고용하면 행사가 끝난 뒤 부담이 된다는 점도 케이터링에서 빠진 이유로 꼽힌다.
CJ그룹은 대신 경기장 인근에 한식 브랜드 비비고 전용 홍보 부스를 마련한다. 또 선수 식단에 비비고 만두와 어묵 등을 넣어 제품을 홍보키로 했다. 손 회장은 올림픽 기간 평창을 방문해 CJ가 후원하는 선수의 경기 일부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CJ가 자사가 주최하는 PGA투어에는 수백억원을 쓰는 등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나서면서도 국가적 행사인 동계올림픽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태도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가 행사를 적극 지원하던 CJ가 이 회장 사면 후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는 지적도 나온다.
CJ 관계자는 “개막식은 한파 때문에 건강상 이유로 회장단이 참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후원해온 일부 경기는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부 임원이 참석해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