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피겨팀 코치로 5일 방한…렴대옥-김주식 '열정 지도'
[올림픽] 북한 피겨 렴대옥-김주식, 마르코트 코치에게 '원포인트 레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피겨 페어 종목에 출전하는 북한의 렴대옥(19)-김주식(26) 조가 한국 땅에서 반가운 얼굴과 만났다.

6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릉아이스아레나.

북한 페어 렴대옥-김주식은 오후 훈련에 다른 국가 선수들이 훈련에 나오지 않으면서 텅 빈 아이스링크에서 나홀로 훈련에 나섰다.

이때 북한 피겨 대표팀의 김현선 코치 옆에 캐나다 대표팀 점퍼를 입은 외국인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 전지훈련 때 자신들을 가르쳤던 브뤼노 마르코트 코치(44·캐나다)였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캐나다 페어의 커스텐 무어 타워스-마이클 마리나로를 지도하는 마르코트 코치는 이날 캐나다 대표팀에 앞서 렴대옥-김주식이 훈련에 나서자 일부러 시간을 내서 '북한 제자'들을 보러 왔다.

마르코트 코치와 렴대옥-김주식의 인연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3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17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렴대옥-김주식은 현지에서 마르코트 코치에게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마르코트 코치는 흔쾌히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6~8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이들을 가르쳤다.

공교롭게도 마르코트의 지도를 받는 한국의 김규은-감강찬도 몬트리올에서 함께 지내면서 '남북 페어 합동 훈련'이 펼쳐지기도 했다.

렴대옥-김주식은 지난해 8월 마르코트 코치와 헤어졌고, 7개월 만에 강릉에서 반갑게 재회했다.

마르코트 코치는 렴대옥-김주식의 정식 코치는 아니지만 '조언자'로서 점프 자세를 고쳐주고 스케이팅 활주 방향까지 일일이 지적하면서 열정적인 '원포인트레슨'을 펼쳤다.
[올림픽] 북한 피겨 렴대옥-김주식, 마르코트 코치에게 '원포인트 레슨'
훈련이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마르코트 코치는 "지난여름 때보다 실력이 훨씬 좋아졌다"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북한 선수를 가르치는 느낌에 대해 "솔직히 특별한 느낌은 없다.

그저 다른 나라 선수들과 똑같다"라며 "지난해 여름 나와 같이 훈련했던 만큼 렴대옥-김주식을 돕고 싶어서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

북한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와도 끈끈한 관계다"라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과 의사소통 방법을 묻자 마르코트 감독은 "두 선수는 영어를 전혀 못 한다.

대신 북한빙상협회 직원과 영어로 대화한다"라며 "영어로 소통은 어렵지만 대신 바디랭귀지로 두 선수와 소통할 수 있다"고 웃었다.

다만 마르코트 코치는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에는 대답을 피했다.

그는 "선수들과는 정치와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는다.

나의 관심은 오직 렴대옥-김주식의 세계랭킹과 개인 최고점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마르코트 코치는 "렴대옥-김주식이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5위를 차지했는데 정말 뛰어난 성적이었다"라며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렴대옥-김주식이 등수나 점수에 연연하기보다 좋은 연기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