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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과 손 맞잡은 미술… '아트 컬래버레이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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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 확산되는 화가와 기업의 공생

    줄잇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이왈종, 드롭탑과 아트상품전
    윌슨은 YG엔터 캐릭터 제작
    정우범, 중국에 작품이미지 수출
    국내 첫 전문아트페어도 등장

    화가와 기업 시너지 효과
    작품·상품 경계 무너지면서
    새로운 '아트 라이프' 선도
    화가, 로열티 수입·작품 홍보
    기업은 상품 인지도 제고
    커피전문점 드롭탑이 강남아이파크점에서 이왈종 화백의 아트상품전을 열고 있다.
    커피전문점 드롭탑이 강남아이파크점에서 이왈종 화백의 아트상품전을 열고 있다.
    미술가와 기업이 공생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art collaboration: 예술적 협업)’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일본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루이비통, 데이미언 허스트와 리바이스, 제프 쿤스와 BMW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이 큰 성공을 거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업과의 상생에 열을 올리는 작가가 늘고 있다. 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아트상품 전시를 통해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당기는가 하면 작품 이미지 수출로 로열티 수익을 올리는 작가도 적지 않다. 화가와 상품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아트페어(장터)도 생겨났다.

    미술전문가들은 “미술품이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드는 요즘 작품과 상품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경향의 ‘아트 라이프’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기업은 상품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화가들은 창작활동을 계속해나가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상품·기업 캐릭터에 ‘예술 옷’

    현대판 풍속화가 이왈종 화백은 커피 전문점 드롭탑과 손잡고 자신의 작품 ‘제주 생활의 중도’시리즈 이미지를 담아 제작한 아트상품전을 마련했다. 화가의 작품이 상품과 접목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아트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드롭탑 강남아이파크점에서 오는 6월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판화를 비롯해 머그, 손수건, 에코백, 시계 등 다양한 MD상품 컬렉션 40점을 내놨다. 모든 전시작은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스티븐 윌슨이 제작한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캐릭터인 크렁크.
    스티븐 윌슨이 제작한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캐릭터인 크렁크.
    영국 유명 아티스트 스티븐 윌슨은 아트협업 기업으로 YG엔터테인먼트와 문학과지성사를 선택했다. 윌슨은 서울 금호미술관(11일까지)을 비롯해 박영덕화랑(23일까지), 대구갤러리(28일까지), 인천신세계백화점갤러리(22일~4월2일)에서 잇달아 개인전을 열고 신작과 함께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캐릭터인 크렁크,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이원의 시집 ‘사랑은 탄생하라’에 나오는 시(詩)를 시각예술로 재해석한 작품을 내보인다. YG만의 감성을 담은 크렁크의 새로운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미술과 문학의 융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크레이그&칼은 네스프레소와 협업해 ‘스윗 기프트 포 유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놨고, 한국화가 홍지윤 씨는 아모레퍼시픽 한방 샴푸 브랜드 려(呂)와 아트 협업을 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 씨는 현대자동차의 ‘신형 벨로스터’를 관람할 수 있는 이동식 프라이빗 쇼룸 ‘벨로박스(Velobox)’의 외장 작업을 주도했다.

    국내 작가가 작품 이미지를 수출하는 사례도 있다. 야생화를 반추상기법으로 작업하는 정우범 화백은 최근 중국 최대 미술재료 생산업체 펑황그룹과 자신의 작품(‘판타지아’ 시리즈) 20점에 대한 이미지 사용권 계약을 맺었다. 정 화백 작품이 펑황그룹에서 제작, 유통되는 상품에 실려 국제시장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될 예정이어서 큰 기대를 모은다. 정 화백은 작품 이미지 판권으로 6000만원을 벌었다.

    ◆아트 컬래버레이션 장터도 등장

    아트 컬래버레이션 제품의 수출 확대와 예술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장터도 등장했다. 작년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처음 열린 ‘글로벌 아트콜라보 엑스포’에는 국내 기업 300여 개사와 19개국의 바이어 170개사가 참가해 치열한 판촉전을 벌였다. 예술가에게 일감을 더해주고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통해 고부가가치 수출을 도운 상생아트페어여서 더욱 주목 받았다.

    이 같은 문화예술과 기업의 융복합 전략은 피렌체의 명문가문인 메디치가의 출현으로 시작된 500년 전 르네상스와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꾸준히 확산될 전망이다. 화가들은 창작에 전념할 여건을 마련하고, 기업은 이미지 개선과 함께 신제품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등에 관해 자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기업들이 문화·예술계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품격을 높이는 한편 고급스러운 감성을 고객에게 전해주고 있다”며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작가들은 로열티 수입과 작품 홍보, 판매 촉진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이 같은 추세는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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