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수출이 새해 첫달에도 20% 넘게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수출액이 492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했다고 1일 발표했다. 역대 1월 수출 중 최대이며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동반 성장, 제조업 경기 호조, 유가 상승과 주력 품목 단가 상승 등으로 1월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13대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96억9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3.4%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용량 반도체 수요가 확대돼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기계 수출은 4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8%, 석유화학은 42억달러로 같은 기간 18.4%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6.5%) 디스플레이(-7.6%) 가전(-8.8%) 무선통신기기(-9.7%) 수출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133억9000만달러)으로의 수출이 24.5% 늘었다. 중국 정부의 정보기술(IT) 지원정책과 첨단 제조업 육성 등으로 한국산 반도체 수요가 늘었다.

정부가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에 힘쓰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83억2000만달러), 인도(12억2000만달러) 등 신흥시장 수출 비중도 30.1%로 지난해 같은 기간(28.5%)보다 높아졌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51억8000만달러로 4.8% 늘었다. 작년 12월에는 수출이 감소(-7.7%)했지만 지난달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동차, 가전 등의 수출이 줄었지만 제조업 경기 호조로 석유제품과 기계 등의 수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중국, 미국과 함께 한국의 3대 수출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으로의 수출액은 4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1% 증가했다.

지난 1월 수출 증가율이 20%를 넘은 것은 조업일수가 작년 1월보다 2.5일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통상적으로 조업일수가 하루 늘어나면 수출은 4.4%포인트 증가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조업일수가 작년 1월과 같았다면 수출 증가율이 10%대 초반에 머물렀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1월 수입은 454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37억2000만달러 흑자였다. 72개월 연속 흑자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해외 수요 증가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주력 품목 단가 상승 등 수출에 우호적인 여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주요국의 통화 긴축, 환율 변동성 확대, 선박 수출 감소 등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2월 수출은 설 연휴로 전년 동기 대비 조업일수가 2.5일 감소하기 때문에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