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이도 저도 안되는데'…자리부터 깐 애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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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소비자 차별, 불성실 A/S 해결 기대 실망으로
애플스토어 최장점인 애플케어플러스 도입 불투명
애플 측 무리한 요구로 개통 서비스도 지연
애플스토어 최장점인 애플케어플러스 도입 불투명
애플 측 무리한 요구로 개통 서비스도 지연
애플스토어가 국내에 상륙했다. 2009년 11월 KT가 애플 아이폰3GS를 국내에 출시한지 8년여만이다.
애플스토어는 또 다른 '애플'로 불린다. 스마트폰이 생소한 10년전 아이폰의 사용법부터 다양한 OS(운영체제)의 경험을 제공한 곳이어서다. 제품 뿐만 아니라 애플 특유의 감성과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도 애플스토어의 몫이었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으로, 제조사와 소비자가 중간 과정없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다. 다양한 서비스는 덤이다. 이런 이유로 애플 사용자들은 국내 1호 애플스토어를 손꼽아 기다렸다.
지난 27일. 애플스토어에 대한 기대감은 개장 첫날 그대로 드러났다. 애플 사용자들은 영하 17도의 강추위에도 몇시간을 떨며 줄을 섰다. 하지만 이들의 열정에 돌아온 건 '반가워요'라는 인사와 예쁜 매장 인테리어가 전부였다.
애플 사용자들은 '애플 가로수길'이 한국 소비자 차별, 불성실한 A/S(사후관리서비스) 등 산재된 애플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애플코리아가 오는 2036년 2월 29일까지 애플스토어 건설 부지를 장기 계약했다는 소식에 한국이 '찬밥 신세'를 면하겠다는 기대감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애플스토어를 경험해보면 '앙꼬 빠진 빵'이 따로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애플 가로수길에서는 애플스토어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애플케어 플러스'가 도입되지 않았다. 애플케어 플러스는 이미 국내에 적용되고 있는 '애플케어'보다 비용, 보증기간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친절한 A/S다. 애플코리아는 애플케어 플러스 적용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
애플케어플러스는 미국, 일본 등 애플스토어가 있는 국가에서만 적용된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스토어를 손꼽아 기다린 이유다. 국내에서 아이폰을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애플케어'가 적용되는데, 애플케어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만큼 한계가 있다. 소비자 과실로 인한 손상 파손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증기간도 1년으로 제한된다. 이와 달리 애플케어플러스는 일정 비용이 드는 대신 파격적 지원을 제공한다. 보증 기간은 2년으로 1년 더 늘어나고 최대 2건의 보상을 책임진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비자 과실로 인한 액정 파손도 적은 비용으로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본인 실수로 제품을 떨어뜨려서 액정이 깨졌을 경우 29달러(약 3만1000원)만 내면 교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이폰은 경쟁사 제품보다 비싸다. 수리 비용도 마찬가지다. 애플의 최고가 스마트폰인 '아이폰X(텐)'의 경우 액정화면 교체 비용이 279달러(약 30만원)에 달한다. 보급형 스마트폰 한대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이폰 구매시 애플케어 플러스를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6년째 아이폰을 사용중인 이슬기(25)씨는 "애플스토어가 생긴다는 것은 애플 제품 사용자들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그러나 정작 AS의 핵심인 애플케어 플러스를 도입하지 않고 구체적 계획도 밝히지 않아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애플 가로수길에서는 아이폰 개통도 불가능하다. 애플코리아는 통신사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이폰의 공단말기(언락폰)만 살수 있는 기존 리셀러 매장인 프리스비나 에이샵과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애플 가로수길의 개통 지연에 대해 애플이 이동통신 3사에 자사 전용 시스템 개발을 요구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전국 모든 이동통신 유통점에 도입된 신분증 스캐너 대신 자사 제품인 아이패드 카메라를 활용한 신분증 확인을 위해 iOS(애플 제품 운영체제) 전용 개통 시스템 개발을 요구했다는 것. 애플의 오만한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애플은 일부 아이폰 성능을 제한한 '배터리 게이트' 관련 한글 사과문을 뒤늦게 올리고, 배터리 교체비용 할인에 대한 추가 공지를 올리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애플은 지금까지 총 22개국에 498개의 애플스토어를 설치했다. 중국은 2008년, 홍콩은 2011년에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일본의 경우 이보다 훨씬 앞선 2003년에 애플스토어가 들어섰다. 한국을 차별한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이 국내 소비자를 무시하는 태도는 기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은 아이폰 관련 TV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일체 부담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과 달리 보조금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2009년 11월, KT가 애플의 정책을 받아들이면서 아이폰3GS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이후 애플은 늘 이통사 위에 군림했다. 비밀 계약이라 애플에 대한 이통사들의 애환은 더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이런 상황에도 국내 적지 않은 애플 팬들은 여전히 애플을 지지하고 있다. 애플은 타 제조사와 차별되는 기능과 사용자 경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이기 때문에 각종 논란도 잠재울만한 가치가 있다는 논리를 세우고 있다. 애플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굳이 친절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애플스토어는 또 다른 '애플'로 불린다. 스마트폰이 생소한 10년전 아이폰의 사용법부터 다양한 OS(운영체제)의 경험을 제공한 곳이어서다. 제품 뿐만 아니라 애플 특유의 감성과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도 애플스토어의 몫이었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으로, 제조사와 소비자가 중간 과정없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다. 다양한 서비스는 덤이다. 이런 이유로 애플 사용자들은 국내 1호 애플스토어를 손꼽아 기다렸다.
지난 27일. 애플스토어에 대한 기대감은 개장 첫날 그대로 드러났다. 애플 사용자들은 영하 17도의 강추위에도 몇시간을 떨며 줄을 섰다. 하지만 이들의 열정에 돌아온 건 '반가워요'라는 인사와 예쁜 매장 인테리어가 전부였다.
애플 사용자들은 '애플 가로수길'이 한국 소비자 차별, 불성실한 A/S(사후관리서비스) 등 산재된 애플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애플코리아가 오는 2036년 2월 29일까지 애플스토어 건설 부지를 장기 계약했다는 소식에 한국이 '찬밥 신세'를 면하겠다는 기대감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애플스토어를 경험해보면 '앙꼬 빠진 빵'이 따로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애플 가로수길에서는 애플스토어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애플케어 플러스'가 도입되지 않았다. 애플케어 플러스는 이미 국내에 적용되고 있는 '애플케어'보다 비용, 보증기간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친절한 A/S다. 애플코리아는 애플케어 플러스 적용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
애플케어플러스는 미국, 일본 등 애플스토어가 있는 국가에서만 적용된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스토어를 손꼽아 기다린 이유다. 국내에서 아이폰을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애플케어'가 적용되는데, 애플케어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만큼 한계가 있다. 소비자 과실로 인한 손상 파손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증기간도 1년으로 제한된다. 이와 달리 애플케어플러스는 일정 비용이 드는 대신 파격적 지원을 제공한다. 보증 기간은 2년으로 1년 더 늘어나고 최대 2건의 보상을 책임진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비자 과실로 인한 액정 파손도 적은 비용으로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본인 실수로 제품을 떨어뜨려서 액정이 깨졌을 경우 29달러(약 3만1000원)만 내면 교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이폰은 경쟁사 제품보다 비싸다. 수리 비용도 마찬가지다. 애플의 최고가 스마트폰인 '아이폰X(텐)'의 경우 액정화면 교체 비용이 279달러(약 30만원)에 달한다. 보급형 스마트폰 한대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이폰 구매시 애플케어 플러스를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6년째 아이폰을 사용중인 이슬기(25)씨는 "애플스토어가 생긴다는 것은 애플 제품 사용자들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그러나 정작 AS의 핵심인 애플케어 플러스를 도입하지 않고 구체적 계획도 밝히지 않아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애플 가로수길에서는 아이폰 개통도 불가능하다. 애플코리아는 통신사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이폰의 공단말기(언락폰)만 살수 있는 기존 리셀러 매장인 프리스비나 에이샵과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애플 가로수길의 개통 지연에 대해 애플이 이동통신 3사에 자사 전용 시스템 개발을 요구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전국 모든 이동통신 유통점에 도입된 신분증 스캐너 대신 자사 제품인 아이패드 카메라를 활용한 신분증 확인을 위해 iOS(애플 제품 운영체제) 전용 개통 시스템 개발을 요구했다는 것. 애플의 오만한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애플은 일부 아이폰 성능을 제한한 '배터리 게이트' 관련 한글 사과문을 뒤늦게 올리고, 배터리 교체비용 할인에 대한 추가 공지를 올리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애플은 지금까지 총 22개국에 498개의 애플스토어를 설치했다. 중국은 2008년, 홍콩은 2011년에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일본의 경우 이보다 훨씬 앞선 2003년에 애플스토어가 들어섰다. 한국을 차별한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이 국내 소비자를 무시하는 태도는 기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은 아이폰 관련 TV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일체 부담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과 달리 보조금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2009년 11월, KT가 애플의 정책을 받아들이면서 아이폰3GS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이후 애플은 늘 이통사 위에 군림했다. 비밀 계약이라 애플에 대한 이통사들의 애환은 더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이런 상황에도 국내 적지 않은 애플 팬들은 여전히 애플을 지지하고 있다. 애플은 타 제조사와 차별되는 기능과 사용자 경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이기 때문에 각종 논란도 잠재울만한 가치가 있다는 논리를 세우고 있다. 애플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굳이 친절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