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구 국세개혁 TF 단장 "부당한 세무조사 중단 요청 가능"
국세청 "태광실업 세무조사 추가 수사 의뢰·고발 조치 검토"


강병구 국세행정개혁 TF(태스크포스) 단장은 29일 "국세행정개혁위원회가 세무조사의 선정부터 현황까지 보고받고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무조사에 대한 외부 통제를 강화하는 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세무조사 선정·운영 현황, 국세행정 개혁위가 감독"
강 단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세행정 개혁 권고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국세청감독위원회 설립 여부에 대해 "우리와 다른 나라 제도 현실에 차이가 있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명준 국세청 기획조정관도 "미국의 국세청 감독위원회는 관리 감독 기능을 하지만 세무조사 과정은 전혀 관여할 수 없다"며 "이에 비춰보면 이번 TF의 권고안은 외부에 강력한 통제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기획조정관은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공소시효 도과 여부에 대해서는 "내외부 법률 검토에서는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판단됐다"며 "다만 외부 고발 건이 있기 때문에 추가 수사 의뢰나 고발 조치가 필요한 것인지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단장과의 일문일답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경우 검찰 고발이나 수사 의뢰 조치가 빠졌다.

▲ 국세청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조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김명준 국세청 기획조정관) 관련 건은 현재 시점에서 공소시효가 도과했다는 법률 검토를 받았다.

국세청은 동일한 건에 대해서 외부 고발이 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사 의뢰나 고발 조치가 필요한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

또 감사원에 별도의 감사 청구를 할 것인지도 검토 중이다.

감사원이 당연히 교차 세무조사 사례를 포함해서 운영실태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전직 대통령 개입 의혹이 있는데 이 부분도 감안해서 공소시효를 검토한 것인가.

▲(김명준) 직접 세무조사 관여한 분들의 직권남용 성립 여부와 고발 여부만 검토했다.

객관적 사실관계나 관여 정도가 밝혀지지 않은 대상은 검토하지 않았다.

--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이의신청할 수 있는 대상에 정기 조사도 포함되나.

▲ 비정기 세무조사 포함해서 정기세무조사도 심의 대상이다.

--가상화폐와 차명계좌 관련 논의 내용은.
▲ 관련 부처의 유권해석이 나오면 국세청은 가상화폐의 거래 중 세법 적용 부분은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명계좌는 금융 질서를 교란하고 변칙적인 상속 증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견해다.

--외부의 국세청 감독위원회 설립은 검토하지 않았나.

▲ 미국은 재무부 산하 국세청 감독위원회가 설치돼 있지만 다른 나라는 상당 부분 국세청 내부에 기구를 두고 있다.

우리와 다른 나라의 제도 현실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본청에 신설되는 납세자보호위원회를 통해 부당한 세무조사에 대해 중단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감독기능을 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 것이다.

또 자문기구에 불과한 국세행정개혁위원회를 법제화하고 세무조사 선정 현황과 운영까지 보고받고 논의할 수 있는 안을 마련했다.

--국세청장이 부당한 지시를 받으면 어떻게 해결하나.

▲ (김명준) 미국의 국세청 감독위원회도 세무조사 과정은 전혀 관여할 수 없다.

일반적 관리 감독기능만 외부에 둔 것이다.

그것과 비교하면 납세자보호위원회를 강화한 것은 강력한 통제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세 공무원에게 보고 의무를 부여해서 보고 안 했을 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국세기본법에 세무조사 관여 못 하게 하는 장치가 있지만 제재 조항이 없었는데 형사 처벌 조항도 이번 권고안에 포함됐다.

--TF 활동을 마친 소회는.
▲ TF의 중론은 그동안 국세청이 공정하고 투명한 조세 행정을 펼쳤어야 함에도 국민 시각에서 미흡한 것이 있었다는 것이다.

외·내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공정과세로 조세 정의 실현하자는 것이 TF의 생각이었다.

여러 현실적인 제약과 다른 나라와의 제도적 차이 등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요구했던 것이 담기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현실에 맞게 적절한 개선방향을 도출했다고 생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