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포구에서 한 어민이 노란색 수상 드론이 수집한 양식장 환경 정보를 태블릿PC로 확인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포구에서 한 어민이 노란색 수상 드론이 수집한 양식장 환경 정보를 태블릿PC로 확인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드론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만나면서 활용처를 넓혀가고 있다. 육지에서의 운송·물류, 재난·안전 감시, 측량에서 한발 나아가 바다 양식장 관리를 돕는 도우미로 변신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5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인근에 있는 미역양식장에서 ‘스마트 드론관리 서비스’를 시연했다.

드론이란 말을 들으면 일반적으로 하늘을 나는 광경을 떠올린다. 이번 시연에 사용된 수상 드론은 1.4m 길이의 보트형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드론 제작업체인 제이와이시스템이 개발한 보트형 기체에 LTE 클라우드 관제·영상전송 시스템을 결합해 양식장 특화 드론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날 오전 송정리 포구에서 출발한 수상 드론은 조종하는 사람 없이 해변에서 수백m 떨어진 미역양식장에 도착해 스스로 임무를 수행했다. 선체에 탑재된 초음파탐지기와 온도감지센서를 통해 양식장 주변의 수온, 용존 산소량 등 데이터를 수집해 관제시스템에 전송했다. 유해 부유물(괭생이모자반)이 등장하자 드론 관리자가 수동 조종으로 전환해 수거하는 모습도 시연했다.

그동안 양식장은 근해 해양 환경 파악이 어려워 적조나 괭생이모자반 등의 피해를 자주 입었다. 수상 드론을 이용하면 바다 환경 변화를 미리 파악해 선제 대응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수상 드론은 미리 지정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경로를 따라 자율주행하며 최장 6시간 운행한다. 탑재된 이동형 센서로 수심 30㎝부터 150m까지 해양 환경도 측정할 수 있다. 양식장 모니터링과 근해 환경 대처는 물론이고, 데이터 분석으로 연간 수확량을 예측할 수도 있다.

수상 드론 등 맞춤형 LTE 드론은 LG유플러스가 선보이는 ‘유플러스 스마트드론 토털 서비스 패키지’의 일부다. LG유플러스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에 참가해 맞춤형 LTE 드론과 클라우드 관제, 운용·관리 서비스 등을 아우른 ‘유플러스 스마트드론 토털 서비스 패키지’를 발표했다. 수상 드론과 농약살포 드론, 로봇팔 드론, 물류배송 드론, 항공촬영 드론 등 기체 라인업을 늘리고 기업과 공공기관을 상대로 B2B(기업 간 거래) 드론 특화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5개 드론 기체업체와 협력해 측량, 운송, 안전, 농업, 재난에 특화한 산업용 드론 제품군을 갖춰나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상반기에 드론 종합 보험을 연계하고, 드론 관련 전문 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틸그룹은 세계 드론시장 규모를 2023년 115억달러(약 12조2000억원)로 전망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PwC는 2020년 드론이 대체할 경제적 가치를 1270억달러로 예상했다.

2019년 상반기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사 간 드론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자사의 초소형 영상 생중계 장비와 드론 전문업체인 숨비의 드론을 결합한 영상재난구조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드론에서 촬영한 풀HD급 초고화질 영상을 이동통신망을 통해 지상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끊김 없이 전송할 수 있다. KT도 지난해 7월 열영상 식별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세이프티 드론’ 기술을 시연한 데 이어 2월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5G 시대를 대비한 자율 비행 드론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