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형 대출을 받은 경우면 연초부터 대출금리 상승을 실감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워낙 저금리였기 때문에 연 0.5%포인트만 올라도 체감폭이 클 가능성이 있어요. 금리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든 만큼 ‘막차타기’를 하려고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키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장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재무 전략을 세울 때 대출자산부터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여러 번 올리지 않더라도 미국은 서너 차례 인상을 예고한 상태라 시장금리에 반영돼 국내 대출금리도 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연말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5%대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며 “대부분 사람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을 때 오히려 본인의 재무상태가 위기 때 대응 가능한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인덱스펀드보다 중소형가치주에 관심을"
연초 들어 예·적금 금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박 센터장은 “정부정책을 통해 은행들이 서민금융 및 기업금융 지원 확대를 유도하고 있어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높이기보다 수신금리도 일정 수준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예·적금상품보다 가입기간을 짧게 가져가면서 금리 상승 흐름을 살피는 게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재테크 전문가들이 올해 글로벌경기 회복에 힘입어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 예상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이 같은 전망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외 주식 관련 상품 수익률이 높았지만 생각보다 수혜자는 많지 않다는 점도 알려줬다. 그는 “인덱스 및 액티브펀드 간 수익률 편차가 심했다”며 “지난해 주로 지수를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인덱스펀드보다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란 게 박 센터장 예상이다.

이어 “중소·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코스닥시장 등으로 자금이 유입돼 상승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하던 중소형 가치주의 수익 개선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박 센터장은 “코스닥지수가 박스권을 뚫었지만 일부 대장주의 상승으로 움직였다”며 “소외받았던 가치주들도 시장에서 부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고객의 투자문의가 잇따르는 상품도 중소형주펀드들이다. 최근 급등한 중소형주펀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어느 정도일지를 묻자 박 센터장은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높여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재테크 전문가들은 해외자산 분산투자를 추천하지만 박 센터장은 의외로 해외상품은 권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베트남 브라질 등 해외시장은 각종 시장지표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해 발 빠른 대응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중국펀드는 눈여겨볼 만하다고 지목했다. 다른 신흥국 대비 중국 정부는 시장을 통제할 능력이 있어서 정치적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덜하고 구조조정 등의 추진력이 높다는 게 박 센터장 설명이다. 해외펀드 대신 달러를 매수해 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달러 움직임을 살펴보면 1050원대에서 하방경직성이 있다며 추가 하락보다 향후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