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전설들 "정현, 페더러 상대로 고전할 것" 예상

쿠리어 "한 손 백핸드에 고전" 매캔로 "한 세트도 어려울 것"
호주오픈 3회 우승 빌란더 "조코비치 스타일로 나가야" 조언

왕년의 테니스 스타들은 정현(58위·한국제대)과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의 '꿈의 대결'을 어떻게 전망할까.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정현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5시 30분 페더러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전을 벌인다.

정현은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제압하며 해외 언론으로부터 '거물 사냥꾼(Giant killer)'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페더러는 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선수라는 게 해외 전문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호주오픈에서 두 차례 우승한 전 세계랭킹 1위 짐 쿠리어(은퇴·미국)는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정현은 페더러의 백핸드에 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더러의 한 손 백핸드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그만의 전매특허다.

과거에는 힘이 부족한 여자 선수가 주로 양손 백핸드를 구사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남자 선수도 강한 스트로크를 위해 양손으로 백핸드를 친다.

백핸드가 강점인 정현 역시 양손으로 친다.

그러나 페더러는 한 손으로 백핸드를 구사해 상대 코트의 더욱 깊숙한 곳까지 공을 보낼 수 있다.

쿠리어는 정현이 이번 대회에서 대단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페더러는 이제까지 만났던 상대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만약 정현의 코치라면 페더러의 백핸드 슬라이스 대처법을 고심할 것이다.

페더러라면 그가 가진 모든 무기를 꺼낼 것"이라고 했다.

정현에게 패한 조코비치는 오히려 페더러를 상대로 통산 23승 22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쿠리어는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많이 상대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정현은 처음이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샷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조 '코트의 악동' 존 매켄로(은퇴·미국)도 페더러가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산 메이저대회 7회 우승을 달성한 매켄로는 유로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정현은 굉장한 재능을 지닌 선수다.

그렇지만 페더러를 상대로는 한 세트를 따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호주오픈 4강이라는) 상황에 압도당할 것 같다"며 페더러의 완승을 점쳤다.

호주오픈에서만 3번 우승한 마츠 빌란더(은퇴·스웨덴)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정현이 페더러를 위협하겠지만, 승리하는 것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정현의 기량을 높게 평가하는 그는 "정현의 서브가 약점이다.

강한 서브를 넣지 못한다면, 페더러가 여러 방법으로 정현을 괴롭힐 것이다.

페더러를 상대하는 데는 조코비치와 같은 스타일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