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15억달러 드론 시장…정부 규제는 '난관'
수상 드론은 양식장 1km 반경 내에서 바다를 정찰했다. 수심·수온·용존산소량 등의 데이터를 측정해 LG유플러스 관제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많은 정보 송수신이 가능한 까닭은 드론이 LTE(롱텀에볼루션) 관제시스템과 연계된 수상드론이기 때문이었다.
정보를 보내주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수상드론을 직접 조정해 바다의 잡초인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할 수도 있었다. 보내주는 영상을 보던 관리자가 확인하고 드론을 수동조종으로 전환해 근접 영상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수거할 수도 있었다.
LG유플러스가 공개한 이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60여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수상드론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에 걸맞은 바다가 있는 부산이 현장이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수상 드론의 움직임과 데이터 전송 현황을 살폈다. 약 2개월 전에 서울 용산 사옥에서 시연한 드론과 마찬가지로 부산에서도 관제센터로 조종한 드론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후 LG유플러스는 두 달여만에 다시 새로운 드론 사업 계획을 들고 설명회를 열었다. LG유플러스의 드론 사랑은 남달라 보인다.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드론쇼코리아'에 참가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LTE 통신모듈이 탑재된 드론 제품군 7개를 소개했다.
송정리 인근에서 선보였던 수상드론을 포함해, 농업이나 배송에 활용 가능한 다목적 드론(HDA-05A), 농약을 살포하는데 필요한 농약살포드론(X-F1), 감시·정찰용 드론(HDI-03A), 재난 현장 감시에 탁월한 유선드론(SWD), 공간지형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고정익 드론(MILVUS-1) 등이다. LG유플러스는 각각의 드론이 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도 선보인다. 두 달여 만이지만 LG유플러스는 진화된 상품들을 선보였다. 눈에 띄는 점은 '스마트 드론 토탈 서비스 패키지'를 선보이겠다는 점이었다. 즉 드론 사업과 함께 보험이나 교육같은 부대 사업도 같이 하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드론 종합 보험을 통해 드론 손해를 보상하는 동산 보험과 대인·대물의 제3자 피해를 배상하는 보험을 같이 솔루션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는 국내 S보험사와 보험 설계를 진행중이다.
드론 전문 교육도 LG유플러스가 들고나온 새로운 사업이다. 조종교육, 관제시스템 운영교육, 영상전송 솔루션 교육 등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상반기 중 보험과 교육을 포함해 드론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예정이다.
권용훈 LG유플러스 미래서비스사업부 드론팀 팀장은 "현재 드론 종합보험을 있지만 드론 전문 보험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상품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LG유플러스는 드론 사업을 확장하기 전에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드론 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드론은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023년 115억 달러(약 1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유망한 산업 분야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사업 확장이 쉽지 않다.
권용훈 팀장은 "정부 규제와 관련해서는 특별 승인제가 만들어졌지만 충분하지는 않다"며 "희망적인 것은 항공법이 개정되면서 드론이 법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후 9~10개월만에 비가시권 승인이라는 빠른 승인을 정부가 내린 것을 보면 정부가 4차산업혁명에서 드론을 중요 산업군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빠른 속도로 규제가 완화되고 사업 여건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LG유플러스의 포부도 힘차다. "드론에 대해서 모든 것을 한 방에 플랫폼 사업으로 싹쓸이 하겠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상무가 LG유플러스의 드론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기 전 언급한 전반적인 포부다.
교육부터 보험까지, 드론 사업을 플랫폼화 하겠다는 LG유플러스. 규제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을 뚫고 LG유플러스가 드론과 자유로운 비행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