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의 모교 삼일공업고등학교 테니스부 선수들이 24일 정현의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현의 모교 삼일공업고등학교 테니스부 선수들이 24일 정현의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현, 정현, 정현…. 정현 신드롬이다. 비인기 종목이던 테니스를 배우겠다는 입문자가 폭증하는가 하면, 그가 입고 쓰는 모든 게 ‘정현 아이템’으로 떠올라 유통가를 달구고 있다. 유창한 영어 실력은 물론 성장 배경 등 사생활에까지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 그야말로 ‘올 댓 정현’ 현상이다.

24일 정현이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테니스 그랜드슬램 4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키자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오후 2시 기준) 모두 정현, 테니스, 호주오픈, 그랜드슬램 등 정현 관련 키워드로 가득 찼다. 한 네티즌은 “국민적 관심이 이처럼 한 곳에 쏠린 것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 이후 처음”이라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썼다.

정현이 지난 22일 전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16강에서 꺾으며 8강 신화를 썼을 때부터 불기 시작한 ‘정현 팬덤’의 열기도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정현의 8강전 경기 장면을 보는 인증샷을 공유하는 릴레이가 벌어졌고, 정현의 영어 인터뷰와 현지 한국 응원단에 절하는 장면, ‘캡틴 보고 있나’를 카메라에 쓰는 동영상 등은 클립마다 조회수가 수천 건에 달하고 있다.

‘정현 따라하기’ 열풍도 감지된다. 이날 실내 스크린 테니스 브랜드인 ‘테니스팟’에 따르면 호주오픈이 열린 이후 테니스를 배우겠다는 수강생이 400%나 껑충 뛰었다. 테니스 관련 용품 매출도 뜀박질하고 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는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테니스가방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6% 급증했다. 테니스화와 테니스장갑 등 경기용품의 매출도 85% 증가했다. G마켓에서는 정현이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인 22∼23일 이틀간 테니스라켓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06%나 급증했고, 테니스화 매출은 357% 뛴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영 11번가 레저담당 상품기획자(MD)는 “테니스 비수기인 겨울에 용품 판매가 증가한 것은 정현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테니스 상품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테니스 라켓과 신발, 공 등 관련 용품 구입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정현 패션도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정현이 착용한 스포츠 고글은 미국 오클리의 ‘플락 베타’ 모델이다. 경기 전후로 차고 있는 시계는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라도’의 ‘하이퍼크롬 캡틴쿡 45㎜’ 제품이다.

이관우/안재광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