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가 슬라이스다. 열에 여덟은 평생 해결하지 못해 슬라이스와 공생하는 ‘자포자기형 골프’로 우회하곤 한다. 아예 타깃의 왼쪽 방향으로 오조준해 샷을 날리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비행접시 샷’은 왼쪽에 나무나 바위 같은 장애물이 있을 때 통하지 않는다는 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몸만 왼쪽으로 틀어 오조준하면 클럽 페이스가 더 열려 오히려 악성 슬라이스가 날 우려도 있다.
[하루 10분으로 10타 줄이기] "백스윙 톱 만든 뒤 지면을 향해 손뭉치를 수직으로 떨어뜨려라"
임팩트 순간 클럽헤드가 진행하는 방향보다 페이스가 우측으로 열리는 게 슬라이스란 걸 모르는 아마추어는 거의 없다. 문제는 ‘아는 만큼’ 따라주지 않는 몸이다. 눈부시게 발전한 초고속 촬영기술과 생체역학 등을 토대로 골프스윙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그중 하나가 다운스윙 시 클럽 헤드 수직낙하다. 프로들의 스윙을 정밀하게 분석해봤더니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트랜지션에서 첫 동작이 그립을 잡은 손뭉치가 지면 방향으로 수직낙하하고, 이때 오른쪽 팔꿈치(오른손잡이 기준)가 옆구리에 거의 붙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동작은 클럽헤드가 대략 7시 방향에서 1시 방향(타깃 방향이 12시라고 가정할 때)으로 던져지는 ‘인 앤 아웃’ 스윙과 드로 구질이 만들어지는 기본 바탕이기도 하다. 이 동작을 하지 못하면 손과 팔로 공을 곧장 때리려는 비정상적 동작이 시작된다. 오른쪽 팔꿈치와 손목이 일찍 펴지는 캐스팅이나, 오른쪽 어깨가 공이 있는 쪽으로 덤벼드는 ‘엎어치기’ 등이다. 클럽헤드가 대략 5시에서 11시 방향으로 움직이는 ‘아웃 앤 인’ 궤도가 형성되기 쉽다. 대표적인 슬라이스의 원인이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는 다운스윙 때 클럽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자주 배운다. 그러나 던지기 전에 ‘떨궈 붙이기’가 사실은 먼저 이뤄져야 바른 스윙 궤도가 형성된다는 게 스윙 연구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간단한 연습법이 구분 동작으로 클럽 헤드를 지면으로 곧장 떨궈보는 자유낙하 동작이다. 백스윙 톱을 만든 뒤(사진 1) 그 자세 그대로 손뭉치를 지면으로 수직낙하하는 동작(사진 2)이다. 이 동작을 3~4회 반복한 뒤 마지막으로 피니시까지 한 번에 스윙(사진 3)하면 연습이 완성된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클럽을 피니시까지 가져가려면 엉덩이와 몸통의 빠른 회전이 필수다. 수직낙하운동(클럽헤드)이 수평회전운동(몸통)과 맞물려 스윙 궤도가 비스듬한 사선형으로 만들어지는 원리다. 주의해야 할 점은 오른 팔꿈치가 명치 쪽으로 깊이 파고드는 형태로 연습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클럽을 쥐고 하면 효과가 좋지만 실내에선 물병이나 수건뭉치 등을 활용해도 괜찮다. 이민아 프로는 “스윙 스피드가 한결 빨라지고 슬라이스도 많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