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천 통상차관보 "견해차 분명…세이프가드는 결과 예측 어려워"
"트럼프 경제팀 분주…대화에 적절한 시기 아냐"…장관 방미 연기
이르면 이달말 한미FTA 2차협상… 정부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대해 "향후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차관보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이익균형을 달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지만, 미국은 양국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개정을 추진한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9~11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강 차관보는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 등을 만나 한미FTA 개정협상과 수입규제 등 통상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FTA와 수입규제에 대해 양국의 견해차는 분명히 있다"며 "수입규제는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등 주요 부처가 상당히 높은 우선순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열린 한미FTA 1차 개정협상의 후속협상은 "1월 말 또는 2월 초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등 20여 관계 부처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9차 통상추진위원회 실무회의에서 1차 협상 결과를 공유하고 2차 협상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강 차관보는 방미 기간 태양광 세이프가드가 미국 태양광 후방산업과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한국산 태양광은 미국산 제품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고가제품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현지공장 투자로 세탁기 세이프가드의 목적을 이미 달성했고 과도한 수입규제는 현지공장 운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조사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라서 미국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한국이 저가 중국산 제품을 미국에 우회 수출한다는 우려는 오해라고 설득했다.

강 차관보는 "한국 철강의 대미 수출 중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비중은 2016년 2.4%로 매우 낮다"며 "일방적인 규제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예상 결과에 대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권한"이라며 "대통령의 결정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권고안에 귀속되지 않아서 어떤 결정을 할지 예측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태양광 세이프가드 결정 시한은 오는 26일, 세탁기는 다음 달 2일이다.

강 차관보는 당초 백운규 장관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추진했지만 미뤘다면서 "미국 경제 관련 부처와 의회가 분주해서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3~26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며 30일에는 연두교서를 할 예정이라서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팀과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게 강 차관보의 설명이다.

그는 수입규제 조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방미를 미룬 게 아니냐는 질문에 "장관이 가는 것은 수입규제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 구축도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통상 현안에만 너무 매몰된 형국인데 산업과 에너지 협력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경제협력이 FTA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산업과 에너지 협력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고 이런 부분이 FTA 협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