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0일 '건설재개와 아울러 원자력발전 축소'라는 공론조사 결과를 정부에 권고하고 공식 해산했지만, 공론화 기록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총 5권, 2천205페이지 분량의 백서를 만들었다고 15일 밝혔다.
김지형 전 공론화위원장은 발간사에서 "이 책은 위원회의 활동과 의미 및 시민참여형조사라는 한국형 공론화 과정을 있는 그대로 상세하게 담은 역사적 기록이자 대국민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극단적으로 국론이 분열된 사안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대립과 반목을 넘어 통합과 상생의 길을 찾아 나갈 수 있고 여기에 공론화가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공론조사의 특성으로 ▲공론 확인을 넘어 정책 결정에 반영 ▲시민참여단의 대표성 강화 ▲오리엔테이션과 이러닝, 2박3일 합숙을 통한 숙의성 강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김 전 위원장은 "471명의 시민참여단은 현자(賢者)라고 불리는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며 백서에 이들의 명단을 남겼다.
백서 본문은 총론편, 조사편, 숙의편, 소통편 등 총 4편으로 구성했고, 부록에는 2박3일의 종합토론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경험담을 담은 참여수기와 각종 회의록, 자료집을 수록했다.
'시민참여형조사 - 신고리 5·6호기 경험'이란 제목의 책은 앞으로 다른 공론조사에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공론화 매뉴얼이고, '언론기록집'은 기사를 정리한 책이며, '검증보고서'는 별도로 구성된 검증위원회가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를 평가한 기록이다.
이들 5권에는 지난해 7월 24일부터 10월 20일까지 총 89일간의 공론화위 활동이 빠짐없이 담겨있다.
공론화위는 백서에서 시민참여단에 합숙장소까지 대중교통비는 실비로 지급하고, 사례금은 1인당 85만원으로 정했으나 세금을 떼고 81만2천600원씩 지급했다고 밝혔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의 수기도 백서에 첨부했다.
시민참여단 1조 서은경씨는 수기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된 강연과 토의라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거의 모두 집중을 했다는 점"이라고 기록했다.
2조의 문승의씨는 "옥에 티라면 재개 측과 중단 측의 장래가 직결되는 중대성과 절박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전문가 토론자들의 인신공격성 발언과 상대방을 비웃는 태도는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3조의 왕수빈씨는 "민주적인 분위기 속에서 논점을 두고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해 본 2박 3일 동안 우리는 충분히 다른 의견을 듣고 생각해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논점은 논란이 아니라 오히려 해결점"이라고 적었다.
공론화위는 이날 백서를 홈페이지(www.sgr56.go.kr)에 게재했다.
공론화위 홈페이지는 위원회 해산에도 불구하고 올해 1년간은 그대로 운영되며, 향후 존속 여부는 국무조정실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백서는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기관과 대학, 공립 도서관 등에도 배포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