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의 시선과 뇌파를 측정하는 가상현실(VR) 헤드셋, 인공지능(AI)으로 맞춤 화장품을 제시해주는 피부 분석솔루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12일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한국 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선보일 제품 및 서비스다. 올해 CES에도 뛰어난 기술력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한국 스타트업이 나섰다. CES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룩시드랩스, 올 CES서 최고 혁신상 수상

VR 기술 스타트업인 룩시드랩스는 CES 2018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고 8일 발표했다. 이 상은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보여준 기업에 수여한다. 이 상을 받은 28곳은 대부분 글로벌 기업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닛산 AMD 등이 포함돼 있다. 룩시드랩스는 VR부문에서 수상했는데 2016년에는 삼성의 기어 VR이, 지난해엔 구글의 VR기기 틸트 브러시가 상을 받았다.

룩시드랩스가 선보인 제품은 VR 헤드셋 ‘룩시드VR’이다. 뇌파 센서와 시선 추적 카메라가 장착된 모바일 기반 VR 헤드셋으로 사용자의 시선 및 뇌파 정보를 측정해 수집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채용욱 대표는 “다음달 1일 선주문을 앞두고 CES에서 기술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매우 고무적”이라며 “개발 중인 시선·뇌파 기반 VR 사용자 분석 솔루션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해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룰루랩도 올해 CES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회사는 특수 광원과 카메라가 부착된 기기를 이용해 얼굴 피부를 촬영하면 AI 분석을 통해 피부 유형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솔루션 ‘루미니’를 제작했다. 최용준 룰루랩 대표는 “루미니에 적용한 피부를 분석하고 데이터화하는 기술을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해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CES를 통해 글로벌 시장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려 한다”고 설명했다.

360도 촬영할 수 있는 목걸이 형태 카메라 ‘핏360’을 제작하는 링크플로우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양치질할 수 있는 스마트 칫솔 ‘브러시몬스터’를 내놓은 키튼플래닛, 골전도 기술을 적용해 손끝을 머리에 대고 통화할 수 있는 스마트 밴드 ‘시그널(Sgnl)’을 만든 이놈들연구소 등도 CES 2018에 부스를 차린다.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Creative-Lab)을 통해 제작된 제품도 관객과 만난다. 앞에 있는 사람만 들을 수 있는 휴대용 지향성 스피커 ‘S레이’와 호흡 재활 프로그램 ‘고 브레스’,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솔루션 ‘릴루미노’ 등이 대표적이다.

CES로 글로벌 시장 진출한 네오펙트

CES를 해외 진출 기회로 삼는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를 위한 재활 솔루션 ‘라파엘’을 개발한 스타트업 네오펙트는 지난해 CES에 참가해 ‘대박’을 냈다.

이 제품이 CES 기간 CNN을 비롯한 미국 매체에 잇따라 소개되면서 네오펙트는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CNN이 선정한 ‘CES 2017의 가장 멋진 제품 14’, IT 전문매체 씨넷이 선정한 ‘CES 2017의 멋진 상품 50’ 등에 선정되면서 해외시장으로 판로를 넓혔다. 올해 CES에서도 게임하듯이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는 라파엘 스마트 페그보드를 선보였다.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는 “CES를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