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쇼핑몰 등 틈새시장 공략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 1조 돌파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뉴욕 5번가 ‘650피프스애비뉴 빌딩’(사진)을 담보로 하는 메자닌(중순위) 대출채권 7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건물은 임대연면적 6038㎡, 5층 규모의 상업용 빌딩이다. 내년 초 완료하는 걸 목표로 리모델링 중이다. 뉴욕 상업용 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운용사 SL그린과 5번가 리테일 매장 ‘큰손’인 유대인 투자자 제프 서튼의 와튼프라퍼티가 함께 보유하고 있다.
나이키는 현재 입주해 있는 6번가 ‘트럼프타워’에서 이 건물로 내년 초에 옮길 예정이다. 정보기술(IT) 및 사물인터넷(IoT)을 융합한 신제품을 전시·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 콘셉트를 보여주는 대형 매장)로 꾸밀 계획이다. 나이키는 앞으로 15년간 총 7억달러를 내고 입주한다는 내용의 책임임차 계약을 소유주 측과 맺었다. 이는 뉴욕 상업용 매장 단일 부동산 장기 임대계약 중 사상 최대 규모다.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이 이번에 투자한 메자닌 대출채권은 상환우선순위가 선순위 대출보다 낮지만, 유리한 임차조건 등을 통해 메자닌 대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위험)를 상당 부분 제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투자 기간은 5년이며, 매년 5% 중반대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은 작년 11월 이탈리아 북부 리테일 매장 포트폴리오 대출에도 투자했다. 국내 보험사 등 기관들과 총 23개 리테일 매장을 담보로 한 선순위 대출채권 5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이 매장들은 프랑스계 유통 대기업인 오샹, 카르푸 등이 책임임차를 하고 있다. 선순위 대출이지만 연 1%포인트가 넘는 원·유로화 통화 스와프 프리미엄이 수익률에 더해져 5년여간 연 4% 후반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게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의 설명이다.
국내 기관들의 유럽 부동산 투자처가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주요국 일변도였던 가운데 이탈리아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은 북부 지방의 쇼핑몰 투자건을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따냈다는 게 이 딜(거래)의 특징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