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이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0.25%포인트 올린 연 1.50%로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주는 여파는 어디까지 미치고 얼마나 클까.

KTB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금리인상기의 주식스타일’ 보고서에서 “금리와 산업 경기 간 상관관계가 약해지고 있다”며 “당분간 반도체 등 주도주의 위치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 기조에서도 증시 자금의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시와 금리 정책 간 상관관계가 옅어진 이유는 금리를 통해 현재 경기 상황을 설명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 간 격차인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경제 성장 혹은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 회복에도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더 이상 경기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금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면 주도주 전환 역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느리게 이뤄지는 통화 긴축으로 물가와 금리, 경기 간 연결고리가 약화됐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정책보다 기업 실적에 영향을 받는 성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도 실적이 개선되는 반도체 위주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으로 성장주의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바이오주 등 실적보다 성장 기대로 상승세를 탄 종목들이 대상이다. “금리 변동보다는 투자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가 증시를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스닥시장은 과거 금리 정책과 상관없이 움직였다”며 “금리 변동보다는 위험선호 환경이 지속되는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위험 선호 환경의 지속 여부는 반도체 경기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호황이 정보기술(IT)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증시 분위기를 좌우하고 있다”며 “짧은 기간에 반도체산업에 대한 신뢰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