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나스닥 급락에 휘청… 외인 27개월만에 최대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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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6P 하락 2476…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 집중 매도
'반도체 업황 꺾였나' 외국인 불안감 커져… 대만도 1.4% 하락
'반도체 업황 꺾였나' 외국인 불안감 커져… 대만도 1.4% 하락
나스닥발(發) 정보기술(IT)주 급락 여파로 코스피지수 2500선이 붕괴되며 2470선으로 주저앉았다. 모건스탠리 등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불을 붙인 ‘반도체업황 정점 논란’으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간밤 미국 나스닥지수가 크게 떨어지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IT주가 동반급락했다.
◆외국인, 닷새간 1조5000억원 순매도
코스피지수는 30일 36.53포인트(1.45%) 하락한 2476.37에 마감했다. 지난 27일(-36.52포인트, -1.44%)에 이어 나흘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10월27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2500선을 내줬다.
지수를 끌어내린 주체는 599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이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015년 8월24일(7238억원) 후 2년3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외국인 매물은 삼성전자(3270억원) SK하이닉스(1897억원) 카카오(275억원) LG이노텍(143억원) 등 대형 IT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9만원(3.42%) 하락한 254만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나흘 만에 8.4%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5600원(6.80%) 급락하면서 7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 에스에프에이(-6.52%) 주성엔지니어링(-5.69%) 등 코스닥시장의 중소형 IT주들도 급락했다.
모건스탠리 JP모간 UBS 등 외국계 IB들이 잇따라 제기한 반도체주 고점 논란으로 불안감이 커진 게 투자심리를 흔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반도체업황이 올해 고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간밤 나스닥시장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8.74%) 엔비디아(-6.78%) 아마존닷컴(-2.71%) 애플(-2.07%) 등 주요 IT주들이 급락한 점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IT주가 많이 오른 데다 최근 원화 강세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반도체 고점 논란이 매도세에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충분히 예상됐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IT주 비중이 큰 대만 자취안지수도 이날 1.43% 하락했다.
◆“국내 IT주는 아직도 저평가”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IT주에 대해 긍정론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이 좋은 데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만큼 조정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지산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IT주의 이익 전망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다”며 “일시적인 조정국면이 이어질 수 있지만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대 초반 ‘닷컴 거품’ 때와는 달리 최근 IT주 랠리는 실적에 기반하고 있다”며 “4분기 실적이 가시화하면 주가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때 국내 IT 기업들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8.07배와 4.89배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14배) 애플(18.78배) 알파벳(32.87배) 등 나스닥 주요 기업에 크게 못 미친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닷새간 1조5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거세기 때문에 연말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만수/나수지 기자 bebop@hankyung.com
◆외국인, 닷새간 1조5000억원 순매도
코스피지수는 30일 36.53포인트(1.45%) 하락한 2476.37에 마감했다. 지난 27일(-36.52포인트, -1.44%)에 이어 나흘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10월27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2500선을 내줬다.
지수를 끌어내린 주체는 599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이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015년 8월24일(7238억원) 후 2년3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외국인 매물은 삼성전자(3270억원) SK하이닉스(1897억원) 카카오(275억원) LG이노텍(143억원) 등 대형 IT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9만원(3.42%) 하락한 254만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나흘 만에 8.4%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5600원(6.80%) 급락하면서 7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 에스에프에이(-6.52%) 주성엔지니어링(-5.69%) 등 코스닥시장의 중소형 IT주들도 급락했다.
모건스탠리 JP모간 UBS 등 외국계 IB들이 잇따라 제기한 반도체주 고점 논란으로 불안감이 커진 게 투자심리를 흔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반도체업황이 올해 고점을 찍은 뒤 내년부터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간밤 나스닥시장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8.74%) 엔비디아(-6.78%) 아마존닷컴(-2.71%) 애플(-2.07%) 등 주요 IT주들이 급락한 점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IT주가 많이 오른 데다 최근 원화 강세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반도체 고점 논란이 매도세에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충분히 예상됐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IT주 비중이 큰 대만 자취안지수도 이날 1.43% 하락했다.
◆“국내 IT주는 아직도 저평가”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IT주에 대해 긍정론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이 좋은 데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만큼 조정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지산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IT주의 이익 전망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다”며 “일시적인 조정국면이 이어질 수 있지만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대 초반 ‘닷컴 거품’ 때와는 달리 최근 IT주 랠리는 실적에 기반하고 있다”며 “4분기 실적이 가시화하면 주가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때 국내 IT 기업들의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8.07배와 4.89배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14배) 애플(18.78배) 알파벳(32.87배) 등 나스닥 주요 기업에 크게 못 미친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닷새간 1조5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거세기 때문에 연말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만수/나수지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