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총량 15% 감축…광고 없는 역 40곳으로 확대
5년 뒤인 2022년이면 서울 지하철에서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성형광고'가 모두 사라진다.

서울교통공사는 성형광고 전면 금지와 광고 총량 15% 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지하철 광고 혁신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공사는 "지하철 광고는 낮은 운임 수준을 지탱하는 역할을 수행해왔지만, 물량이 지속해서 늘어나 '광고 공해'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특히 이 가운데 성형광고는 외모지상주의와 여성의 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조장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크고, 2015년부터 젠더 간 갈등 이슈가 부각되며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광고 수는 총 14만2천785건이었고, 수익은 445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1∼4호선에서 광고 관련 민원은 1천182건이 제기됐고 이 가운데 절대다수인 1천80건(91.4%)은 성형 혹은 여성 관련 광고 때문으로 조사됐다.

현재 서울 지하철 광고는 업종별로 살펴보면 의료·건강 25.4%, 성형 1.5%, 교육 12.7%, 문화·예술 6.9%, 공공·단체 11.3% 등으로 이뤄져 있다.

기타 업종은 42.2%다.

공사는 이에 따라 ▲ 상업 광고 물량 축소 ▲ 문화·예술 광고 확대 ▲ 성형광고 금지 ▲ 광고 도안 심의 강화 등 '지하철 광고 혁신'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공사는 우선 '광고 총량제'를 도입해 현재 14만3천 건 가량인 광고를 2022년까지 영국 런던 지하철과 비슷한 수준인 12만 건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는 현재 광고의 85% 수준으로, 약 15%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단계별로 광고 매체를 줄여나간 뒤 그 총량을 지속해서 관리하겠다"며 "현재 지나치게 많이 설치된 디지털 매체는 사업성이 높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계약 만료 시 과감히 철거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또 광고를 아예 없앤 '상업 광고 없는 역'을 올해 10곳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40곳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1호선 시청·신설동, 2호선 성수·신설동·양천구청, 3호선 경복궁·안국·을지로3가, 5호선 김포공항·신정역에서 광고를 없앤다.

또 민자 스크린도어 운영 사업자인 유진메트로컴과의 협의를 통해 스크린도어·대합실 조명 광고 등에서 문화·예술 광고를 대폭 늘린다.

특히 성형광고는 광고 대행사와의 신규 계약 시부터 전면 금지하고, 광고 업무 경험자 등이 포함된 내부 도안심의위원회를 꾸려 광고 내용에 대한 심의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2022년부터는 아예 지하철 역내 성형광고를 찾아볼 수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지하철 광고에서 상업 광고를 과감하게 감축하고 문화·예술·공익광고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