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1080원 마저 위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월에만 약 3.1% 급락했다. 최근 원·달러 급락에는 대외적 요인보다 국내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달러화 약세 영향도 있지만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3분기 국내 성장률 서프라이즈 및 내수 중심의 경제정책 추진 기대감 등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30일 개최되는 금통위에서 정책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정책금리 인상은 국내 경기회복, 즉 국내 경제 펀더멘털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원화 강세를 촉발하고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 흐름과 관련해 추가 하락, 즉 추가 원화 강세를 예상한다. 내년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국내 경기 펀더멘털 개선, 달러화 약세, 내수 회복에 맞추어진 제이노믹스 정책과 더불어 환율 조작국 이슈로 시장개입을 공격적으로 할 수 없는 여건 등이 원화의 추가 압력 요인이다.

다만, 12월 FOMC회의 추가 금리인상 및 트럼프 세제개편안 통과 가능성으로 일시적으로 달러가 강세 전환할 수 있음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고조될 수 있음도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잠재적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 급락, 즉 원화 강세로 가장 우려하는 부문은 수출 경기 둔화 리스크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수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원화 강세가 수출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글로벌 교역확대이다. 다행스럽게 글로벌 경기회복과 더불어 글로벌 교역사이클도 꾸준히 정상화되고 있음은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경기가 수출물량 확대 효과를 통해 호조세를 지속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대중국 수출 회복이다. 사드 리스크로 반도체를 제외한 대중국 수출이 그 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지만 사드 리스크 완화 등으로 대중국 수출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향후 국내 수출 경기에 우호적 요인이다. 특히 원·엔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해 부담스럽지만 원·위안 환율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대중국 수출 회복 흐름을 크게 저해하지 않을 것이다.

요약하면 원화 강세 혹은 추가 강세국면하에서도 국내 수출경기가 큰 폭으로 둔화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내수 경기에는 원화 강세가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무래도 원화 강세가 구매력을 확대시키는 효과가 있고 국내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소비심리 개선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원화 강세 국면에서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여기에 소득주도 및 혁신성장을 축으로 제이노믹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될 수 있음도 원화 강세와 함께 내수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가 주식시장에도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원화 강세 기대감 등에 기댄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 강세가 궁극적으로 국내 경제 펀더멘탈 개선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벨류에이션을 높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 입장에서 원화 강세 현상을 당분간 긍정적 시각에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shpark@hi-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