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현장 스케치


23일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여자고등학교 정문 앞. 수능 시험을 직감한 듯 서늘한 가을바람이 옷깃에 맴돌았다. 학교 정문 앞에는 이전 처럼 떠들썩한 응원모습은 볼 수 없었다. 시험 때문에 예민한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현장에 대기한 지 10여 분이 지나자 본격적으로 수험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문 양 옆에서 응원하던 학생들이 선배들을 위해 "화이팅!"을 연이어 외쳐줬다. 이에 화답하듯 수험생들은 옅은 미소를 띄며 시험장 안으로 들어갔다.

부모님 손을 잡고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배웅만 하려던 찰나에 부모님들은 못내 아쉬운듯 따뜻한 포옹을 하며 시험 당일까지 고생한 학생들을 위로해줬다. 또 "혹시 내 아이가 시험 도중 춥지 않을까?" 걱정됐는지 자신이 메고있던 목도리를 둘러주는 모습도 보였다.
[영상] 가슴 따뜻한 그리고 긴박했던 '2018 수능'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첫째 아이 때도 울지 않았는데 둘째 아이를 시험장 안에 들여보내니 울컥했다"며 "긴장하지 말고 무사히 시험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 입실 10분 전. 한 학생이 전력질주를 하며 시험장 안으로 달려서 들어왔다. 시험장 바로 앞에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수능시험 단골손님인 '경찰차'도 등장했다. 특유의 사이렌 소리를 내며 학교 앞에 무사히 도착했다. 경찰차에서 내린 수험생은 몰려있던 취재진 때문에 놀랐던 지 입고있던 후드 티셔츠로 얼굴을 감싸며 시험장 안으로 들어갔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는 경찰차만 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구청 공무수행 차량도 수험생 수송에 동참했다. 수능 시험 입실 마감 7분 전의 일이었다. 차에서 내린 수험생들은 허둥지둥 할 겨를없이 시험장을 향해 달리며 무사히 도착했다.

그리고 오전 8시 10분. 서울 여의도 여자고등학교 정문은 굳게 닫혔다.

포항 지진의 여파로 일주일 미뤄진 이번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0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지며, 지난해보다 인원이 1만2460명 줄어든 59만3527명이 응시했다.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