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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남 암살에 다시 '불량국가' 낙인… 무기수출 등 4대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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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X 암살에 웜비어 사건까지…'초강경 제재망' 北엔 상징적 압박 효과
    北, KAL기 폭파 직후 테러지원국 지정…2008년엔 해제


    미국의 20일(현지시간)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국제사회에서 일종의 '불량국가'로 낙인 찍는 상징적 효과가 크다.

    미 국무부는 테러 확산을 막는 차원에서 1978년부터 테러활동에 연루되거나 테러단체를 지원한 국가들을 지정해 각종 압박을 가했다.

    무기수출통제법·수출관리법·국제금융기관법·대외원조법·적성국교역법 등 5개 법률에 근거해 제재가 이뤄진다.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자동으로 4가지 제재를 받게 된다.

    무기 관련 수출과 판매가 금지되고, 민간 물자이면서 동시에 군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이중용도'(dual-use) 품목의 수출도 제한된다.

    아울러 해당국에 대한 미국의 대외 경제원조가 금지되고, 다양한 금융 및 기타 분야 제재가 부과된다.

    그렇지만 이미 국제사회로부터 이중·삼중 제재 망에 둘러싸인 북한의 경우에는 실질적인 추가 제재의 효과를 기대했다기보다는 고강도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취지가 강해 보인다.

    테러지원국 지정은 입법사항이 아니라 행정부의 재량사항이다.

    미국 대통령의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 테러지원국 명단에 지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국무부는 테러지원국 지정 요건으로 테러조직에 대한 기획·훈련·수송·물질 지원, 직·간접적인 금융 지원 등을 밝히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치적 판단이 크다는 의미다.

    전직 국무부 관료로 북한과 이란 문제에 정통한 조지프 디토머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테러지원국 지정 기준과 관련해 "과학보다는 예술의 영역에 가깝다"면서 "정치적, 외교적 문맥이 지정 문제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정된 국가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려면 대통령이 의회에 해제 요청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 대통령은 보고서에서 ▲ 해당국 정부 리더십이나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 발생 ▲ 해당국의 국제 테러리즘 지원 행위 중단 ▲ 앞으로도 해당국이 국제 테러리즘 지원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담아야 한다.

    아니면 해당국이 지난 6개월 동안 국제 테러리즘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을 담은 보고서를 내면 그로부터 45일 이후에 테러지원국 지정을 철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무부는 매년 4월30일까지 테러지원국에 관한 최종보고서를 매년 내야 한다.

    북한이 테러지원국에 처음 지정된 것은 1988년 1월이다.

    미 국무부는 1987년 12월 북한 공작원들에 의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을 계기로 곧바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북한은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려고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지속해서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북한이 테러지원국의 굴레를 벗어낸 것은 2008년 10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였다.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하면서 미 국무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

    그렇지만 북한은 이듬해인 2009년 5월 제2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10년에는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까지 연쇄 도발을 감행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조슈아 스탠턴은 2015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1987년 이후 크게 주목받은 테러 범행을 직접 저지른 적은 없지만, 테러리스트에 대한 무기 제공이나 다수의 암살 모의와 협박 등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2014년 소니픽처스에 대한 해킹 사건도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런 요구가 이어졌음에도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테러의 개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재지정을 거부했다.

    이후로도 미국은 매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하는 문제를 검토했지만, 전반적인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결정을 보류해왔다.

    미국 내 기류가 뒤바뀐 결정타는 '김정남 VX암살 사건'이었다.

    올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됐고, 대량파괴무기(WMD)인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17개월간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지난 6월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사망하면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론에 한층 힘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정파를 초월한 다수의 미 하원의원들은 웜비어와 김정남 사건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촉구하는 편지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보내 행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들은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이 서명한 이 편지에서 "이런 행동(웜비어·김정남 사건)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김정은 정권에 의해 지속적으로 자행되는 패턴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논의는 본격화했고, 이는 9년만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이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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