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3년짜리 은행장으론 중장기 성장 어려워…은행 '순혈주의'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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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임기 만료 앞둔 '37년 은행맨'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몸집만 키워서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신기루
금융당국, 건전성 관리만…나머지는 시장에 맡겨야
'전업주의 족쇄' 풀어야 글로벌 뱅크 가능
금융권 이외 인재도 은행 발전 위해 적극 영입해야
오랜 뱅커 경험 금융계에 재능기부하고 싶다
몸집만 키워서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신기루
금융당국, 건전성 관리만…나머지는 시장에 맡겨야
'전업주의 족쇄' 풀어야 글로벌 뱅크 가능
금융권 이외 인재도 은행 발전 위해 적극 영입해야
오랜 뱅커 경험 금융계에 재능기부하고 싶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직업이 은행장’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2001년 48세에 한미은행장에 선임돼 ‘최연소 은행장’ 타이틀을 달았고, 2014년까지 다섯 번 연임해서다. 1981년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에 입행한 이후 37년간 은행업계에 몸담고 있다.
하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과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일조했다.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미국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2008년 10월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을 연결시켜줬다. 이 만남 직후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됐다.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하 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년 전 취임 때보다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금융권 규제나 폐쇄적인 조직 문화 등을 개선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고 국내 은행업계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뱅크’를 꿈꾸고 있지만 금융 환경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유수 은행들과 비교하면 최고경영자(CEO)의 영속성이나 은행원들의 전문성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올 한 해 은행업계에선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나요.
“꽤 있었죠.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은행연합회 회원 수가 늘었어요. 은행 수익성도 개선됐습니다. 대손충당금이 줄고 이자수익이 늘어난 덕분입니다. 길게 보자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경영 효율화에 주력한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수익 개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합니까.
“은행의 지속적인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 경영진 임기가 일정 기간 이상 보장돼야 합니다. 최근 연임하는 행장들도 나오고 있어 과거보다 개선됐다고 보지만 여전히 국내 은행 CEO의 임기는 2, 3년으로 짧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 단기 실적에 맞춘 경영전략만 쓰죠. 은행들의 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글로벌 진출이나 디지털 금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들인데 단기 성과에만 급급하다 보니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업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관치금융’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은 규제산업이라 당국 간섭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봐요. 다만 유동성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자본을 충실하게 갖추고 영업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금융당국의 역할이지 그 이외의 것은 시장 논리에 맡겨야 금융업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매년 국내 금융업계 청사진을 두고서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나 ‘금융 허브’ 등은 신기루에 불과하죠. 금융업계의 자유로운 경쟁을 막는 현 금융 환경과 시스템상에서는 달성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당장 풀어야 할 은행업 규제는 무엇입니까.
“시중은행들이 이자놀이로 전당포식 장사만 한다고 비판을 받지만 은행들이 대출에만 의존하는 이유는 ‘전업주의 족쇄’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뱅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줘야 해요. JP모간, 씨티, 웰스파고 등 글로벌 유수 은행들을 보면 은행업무만 하는 게 아니에요. 수익성 확대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도록 겸업주의로 가야 합니다. 금융지주 내 자회사 장벽을 허물어 단일 회사처럼 운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은행에는 2004년부터 금지된 불특정금전신탁 등 신탁업무를 허용해 파이를 키울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은행업계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업권 간 영역 다툼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초대형 IB를 육성한다고 증권사들에 은행의 고유 업무인 수신기능을 열어준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3개월 짜리 기업어음을 발행해 언제 회수할지도 모르는 모험자본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인데 실현 가능한 일이 아니죠. 글로벌 IB를 대표하는 골드만삭스도 기업어음(CP) 같은 단기어음은 발행하지 않습니다.” ▷은행, 증권 등 업권 간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인가요.
“자유로운 시장 경쟁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초대형 IB들이 수신업무를 인가받아 자본확충을 하면 지방은행 하나보다 몸집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이들보다 작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대출은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은행이라는 이유로 은산분리 규제를 받고 있어요.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금융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할 대목이죠. 과거 외환위기의 교훈을 떠올려야 합니다. 당시 단자회사처럼 금융 리스크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디지털 금융이 보편화되면서 은행 점포나 은행원 수가 줄고 있습니다.
“외국처럼 은행원들도 전문성을 갖춘 ‘스페셜리스트’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언제든지 직원들을 해고할 수 있는 미국이 낮은 실업률을 자랑하는 것도 이처럼 전문인력을 우대하는 문화가 정착해 있어서죠. 전문인력은 재취업도 용이합니다. 특히 최근 정부가 기술금융, 생산금융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단순히 ‘코드금융’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은행원들도 각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야 합니다. 이 같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은행 조직 내 ‘순혈주의’부터 탈피해야 합니다.”
▷다른 업권에 비해 은행은 내부 계파 갈등도 심각한 것 같습니다.
“은행은 순혈주의가 강해 다른 업권에 비해 이직이 드물죠. 미국을 보면 금융계에서도 다양한 업권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고용합니다.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 은행 마케팅 직원으로 고용되기도 하죠. 이 같은 전문인력을 통해 은행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합병 전 출신 은행, 기수 구분이 뚜렷하고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데도 소극적이다 보니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은행권에 디지털 금융 경쟁이 치열한데요.
“은행마다 각자 역할이 있습니다. 시중은행들도 무조건 점포를 줄이기보다는 고객과의 접점을 어디에 둘지 정하고 전략을 짜야 하죠.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영역에서 가격경쟁을 벌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자본 효율화에 특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용 효율성을 높여 2금융권을 찾는 중금리 대출자를 위한 금융을 지원하는 ‘포용적 금융’을 담당해야 합니다. 시중은행들은 생산적 금융 판로 개척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하고요.”
▷작년 금융권 최대 이슈였던 성과연봉제 대신 직무급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금융공기업들이 도입한 건 사실상 무늬만 성과연봉제였습니다.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기 위해서는 직무 분석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반복적인 단순업무와 외환, 채권매매 등 각 직무를 세밀하게 구분해 임금체계를 따로 산정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지난해 성과연봉제에서는 그 단계가 빠져 있었죠.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직무급제는 진정한 성과연봉제로 가기 위한 중간 관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데 앞으로 계획은 어떻습니까.
“일단 ‘자유인’으로 석 달 정도는 충분히 휴식을 취할 생각이에요. 미국, 유럽 등 외국을 다니면서 그동안 친분을 맺어온 금융업계 관계자 및 지인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그다음엔 인생의 대부분을 ‘뱅커’로 지내왔기 때문에 국내 금융업계에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역할이 주어진다면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여하고 싶습니다.”
■ 하영구 회장은
△1953년 전남 광양 출생 △경기고 졸업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미국 노스웨스턴대 대학원 경영학석사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 △1987년 씨티은행 자금담당 총괄이사 △1997년 씨티은행 아시아·라틴아메리카지역본부 임원 △1998년 씨티은행 한국소비자금융그룹 대표 △2001년 한미은행장 △2004년 한국씨티은행장(5연임) △2014년 은행연합회장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하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과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일조했다.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미국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2008년 10월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을 연결시켜줬다. 이 만남 직후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됐다.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하 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년 전 취임 때보다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금융권 규제나 폐쇄적인 조직 문화 등을 개선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고 국내 은행업계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뱅크’를 꿈꾸고 있지만 금융 환경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유수 은행들과 비교하면 최고경영자(CEO)의 영속성이나 은행원들의 전문성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올 한 해 은행업계에선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나요.
“꽤 있었죠.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은행연합회 회원 수가 늘었어요. 은행 수익성도 개선됐습니다. 대손충당금이 줄고 이자수익이 늘어난 덕분입니다. 길게 보자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경영 효율화에 주력한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수익 개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합니까.
“은행의 지속적인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 경영진 임기가 일정 기간 이상 보장돼야 합니다. 최근 연임하는 행장들도 나오고 있어 과거보다 개선됐다고 보지만 여전히 국내 은행 CEO의 임기는 2, 3년으로 짧습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 단기 실적에 맞춘 경영전략만 쓰죠. 은행들의 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글로벌 진출이나 디지털 금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들인데 단기 성과에만 급급하다 보니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업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관치금융’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은 규제산업이라 당국 간섭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봐요. 다만 유동성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자본을 충실하게 갖추고 영업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금융당국의 역할이지 그 이외의 것은 시장 논리에 맡겨야 금융업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매년 국내 금융업계 청사진을 두고서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나 ‘금융 허브’ 등은 신기루에 불과하죠. 금융업계의 자유로운 경쟁을 막는 현 금융 환경과 시스템상에서는 달성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당장 풀어야 할 은행업 규제는 무엇입니까.
“시중은행들이 이자놀이로 전당포식 장사만 한다고 비판을 받지만 은행들이 대출에만 의존하는 이유는 ‘전업주의 족쇄’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뱅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줘야 해요. JP모간, 씨티, 웰스파고 등 글로벌 유수 은행들을 보면 은행업무만 하는 게 아니에요. 수익성 확대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도록 겸업주의로 가야 합니다. 금융지주 내 자회사 장벽을 허물어 단일 회사처럼 운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은행에는 2004년부터 금지된 불특정금전신탁 등 신탁업무를 허용해 파이를 키울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은행업계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업권 간 영역 다툼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초대형 IB를 육성한다고 증권사들에 은행의 고유 업무인 수신기능을 열어준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3개월 짜리 기업어음을 발행해 언제 회수할지도 모르는 모험자본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인데 실현 가능한 일이 아니죠. 글로벌 IB를 대표하는 골드만삭스도 기업어음(CP) 같은 단기어음은 발행하지 않습니다.” ▷은행, 증권 등 업권 간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인가요.
“자유로운 시장 경쟁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초대형 IB들이 수신업무를 인가받아 자본확충을 하면 지방은행 하나보다 몸집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이들보다 작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대출은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은행이라는 이유로 은산분리 규제를 받고 있어요.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금융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할 대목이죠. 과거 외환위기의 교훈을 떠올려야 합니다. 당시 단자회사처럼 금융 리스크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디지털 금융이 보편화되면서 은행 점포나 은행원 수가 줄고 있습니다.
“외국처럼 은행원들도 전문성을 갖춘 ‘스페셜리스트’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언제든지 직원들을 해고할 수 있는 미국이 낮은 실업률을 자랑하는 것도 이처럼 전문인력을 우대하는 문화가 정착해 있어서죠. 전문인력은 재취업도 용이합니다. 특히 최근 정부가 기술금융, 생산금융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단순히 ‘코드금융’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은행원들도 각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야 합니다. 이 같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은행 조직 내 ‘순혈주의’부터 탈피해야 합니다.”
▷다른 업권에 비해 은행은 내부 계파 갈등도 심각한 것 같습니다.
“은행은 순혈주의가 강해 다른 업권에 비해 이직이 드물죠. 미국을 보면 금융계에서도 다양한 업권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고용합니다.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 은행 마케팅 직원으로 고용되기도 하죠. 이 같은 전문인력을 통해 은행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합병 전 출신 은행, 기수 구분이 뚜렷하고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데도 소극적이다 보니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은행권에 디지털 금융 경쟁이 치열한데요.
“은행마다 각자 역할이 있습니다. 시중은행들도 무조건 점포를 줄이기보다는 고객과의 접점을 어디에 둘지 정하고 전략을 짜야 하죠.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영역에서 가격경쟁을 벌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자본 효율화에 특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용 효율성을 높여 2금융권을 찾는 중금리 대출자를 위한 금융을 지원하는 ‘포용적 금융’을 담당해야 합니다. 시중은행들은 생산적 금융 판로 개척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하고요.”
▷작년 금융권 최대 이슈였던 성과연봉제 대신 직무급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금융공기업들이 도입한 건 사실상 무늬만 성과연봉제였습니다.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기 위해서는 직무 분석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반복적인 단순업무와 외환, 채권매매 등 각 직무를 세밀하게 구분해 임금체계를 따로 산정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지난해 성과연봉제에서는 그 단계가 빠져 있었죠.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직무급제는 진정한 성과연봉제로 가기 위한 중간 관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데 앞으로 계획은 어떻습니까.
“일단 ‘자유인’으로 석 달 정도는 충분히 휴식을 취할 생각이에요. 미국, 유럽 등 외국을 다니면서 그동안 친분을 맺어온 금융업계 관계자 및 지인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그다음엔 인생의 대부분을 ‘뱅커’로 지내왔기 때문에 국내 금융업계에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역할이 주어진다면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여하고 싶습니다.”
■ 하영구 회장은
△1953년 전남 광양 출생 △경기고 졸업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미국 노스웨스턴대 대학원 경영학석사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 △1987년 씨티은행 자금담당 총괄이사 △1997년 씨티은행 아시아·라틴아메리카지역본부 임원 △1998년 씨티은행 한국소비자금융그룹 대표 △2001년 한미은행장 △2004년 한국씨티은행장(5연임) △2014년 은행연합회장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