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추진하는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은 강한 당내 반발에 직면해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 중심으로 21일 ‘끝장토론’ 전후에 ‘평화개혁연대’ 결성까지 추진하면서 세 대결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서 “골목슈퍼 두 개를 합친다고 대형마트가 될 수 없다”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2등이 되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통합론에 연일 쓴소리를 해온 박 전 대표는 “연합연대는 자동적으로 필요성에 의해 하면 된다”며 “한눈팔지 않고 우리 물건을 팔면서 국민과 함께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을 안 하겠다 하고 계속 (추진하는) 안 대표에게 불신이 생겼다”며 “안 대표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등 통합에 반대하는 당내 인사들은 평화개혁연대를 만들어 공동보조를 취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안 대표가 강행하는 인위적이고 일방적 통합은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당을 지키기 위한 개혁 정체성 수호그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호남 의원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의원이 연대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집단 탈당 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규모다.

악화되는 호남 민심도 안 대표에게 부담이다. 광주시당위원장인 최경환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통합 논의가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당의 외연이 확장되면 호남은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고 호남을 바지저고리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