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저비용항공사(LCC) 티켓을 이용해 당일치기로 일본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부산을 왕복하는 KTX 요금보다 저렴한 편도 4만원 이하 특가 항공권을 구매해 쇼핑과 먹거리를 즐기는 ‘실속 여행족’이 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항공의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이용한 당일 승객이 월평균 185명으로 2015년의 22명보다 일곱 배 넘게 폭증했다. 전체 노선 승객 증가율(31.7%)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들은 오전 6시30분 첫 비행기로 떠나 오후 6시45분 후쿠오카 공항에서 돌아오는 꽉 찬 하루 여행을 즐기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하반기 특가 프로모션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면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최소 3만3900원부터 편도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며 “비행시간이 한 시간에 불과하고 공항과 시내가 가까워 당일 여행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LCC도 마찬가지다. 에어부산을 타고 부산~후쿠오카를 당일치기하는 승객은 2014년 1826명에서 2016년 8607명으로 네 배가량 급증했다. 티웨이항공도 후쿠오카 당일 승객이 올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68%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여름 휴가철과 추석 황금연휴 등 긴 휴가를 떠날 기회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당일 여행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맛있는 현지 음식을 먹고 면세품을 사서 돌아오면 오히려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많다”고 강조했다.

당일치기 해외여행은 특가 프로모션을 노리는 즉흥 여행족이 늘면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휴가 일정에 맞춰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싼 항공권을 구한 뒤 비행 일정에 맞춰 여행을 떠나는 식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8월 조사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절반인 50.2%는 “항공사나 여행사의 할인 프로모션이 있거나 떠나고 싶을 때 계획 없이 항공권을 구입한다”고 답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