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상기온 여파로 봄꽃 축제를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개화 시기가 불규칙해 일정을 확정하기 어려운 데다 꽃이 피지 않은 채 축제를 강행한 일부 지역은 방문객 급감으로 축제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20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벚꽃 개화 시기는 4월 4~9일로 지난해보다 나흘 늦다. 지난 17일에는 수도권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고 강원 산지에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 이변이 두드러졌다. 강원 삼척시는 매년 3월 여는 맹방유채꽃축제를 올해 4월 초로 미루기도 했다.이상기온 속에서 7~16일 열린 전남 광양시 광양매화축제는 개막 초 개화율이 10% 수준으로 낮아 방문객이 전년보다 11만8000명 줄었다. 광양시는 내년부터 축제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직전 해 12월부터 축제를 기획하기 때문에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지자체들이 기후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축제를 강행하는 이유는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지역축제 방문객은 1738만 명으로 2018년보다 21.8% 증가했다. 85개 축제의 소비액은 7168억원, 축제당 평균 경제적 파급효과는 84억원에 달한다. 꽃축제는 적은 예산으로도 높은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지자체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올해 광양매화축제 예산은 8억원이었다. 지역별 소규모 벚꽃축제는 1억원 미만으로 운영된다. 경제적 파급효과의 평균치를 감안하면 최소 10배가 넘는 특수를 누리는 셈이다.지자체들은 꽃이 부족한 상황에서 방문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기 구리시는 지난해 유채꽃 개화
지평주조가 대표 제품인 '평생막걸리'(사진)를 리뉴얼해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리뉴얼된 제품은 기존보다 단맛을 줄여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발효 과정을 미세하게 조정해 쌀 고유의 고소한 풍미를 살리면서 균형 잡힌 맛을 구현했다. 패키지 디자인도 간단해졌다. 상단에 지평주조 로고를 추가해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했으며 색감과 포인트 요소도 차별화했다. 패키지 하단엔 지평양조장 그림과 제품명을 배치했다. 환경을 고려해 재활용 가능한 투명 소재로 제작했다.지평주조 관계자는 "지평주조의 오랜 양조 철학을 바탕으로 평생막걸리를 기존보다 부드러운 목넘김과 담백한 맛으로 리뉴얼했다"라고 말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한동네 살던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지 며칠 지났다. 같이 들었던 아버지가 불렀다. 직장에 다닐 때다. 친구 묘지에 다녀왔느냐고 물었다. 일 핑계 대며 안 가봤다고 하자 불같이 화를 냈다. 화를 낼 만한 일이 10여 년 전에 있었다. 재수해서 본 대학 입시에 낙방했다. 뵐 낯이 없어 술 취해 이튿날 늦게 귀가하자 아버지가 시험 결과를 물었다. 자리를 피하려고 “합격했습니다”라고 둘러댔다. 아버지에게 머리를 얻어맞고 집에서 쫓겨났다. 나중에 들은 얘기다. 지인이 아버지에게 내 불합격을 먼저 알리며 앞에 두 명이 있긴 해도 그 학생들이 등록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 있다고 상세하게 알려줬다고 한다. 닥치는 대로 가다 보니 도착한 곳이 전남 순천에 있는 선암사(仙巖寺)다. 세상을 하직하려고 하루 종일 헤맸다. 사찰 경내에, 땅에 붙다시피 옆으로 뻗어나간 와송(臥松)의 질긴 생명력을 보고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집으로 가지 못하고 이틀을 굶은 채 구로동 공장에 다니는 친구 자취방을 찾아갔다. 골목을 몇 번이나 헤집어 집을 찾고는 이내 쓰러졌었다고 했다. 그 친구 보살핌 때문에 목숨을 건지고 몇 달 같이 지냈다. 그날 이후 만나지 못했던 그 친구의 부음을 들었을 때 크게 놀랐다. 아버지는 네가 나서 살펴야 했을 진정한 친구라며 책망하고, “‘벗 우(友)’가 왼손과 오른손을 맞잡아 교차하는 것처럼, 내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친구다”라고 정의했다. 친구는 벗을 뜻하는 붕우(朋友)다. 중국 전한(前漢) 말기 학자 양웅(楊雄)은 ‘벗으로서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얼굴만 아는 벗이고, 친구로서 마음을 나누지 못하면 얼굴만 아는 친구이다’라고 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