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심(中心)' 잡는 기업들
중국 내 TV 방송에 삼성전자와 오리온 광고(사진)가 다시 등장했다. 작년 10월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을 내리며 한국 기업 광고방송을 중단한 뒤 1년여 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 신제품을 내놓으며 작은 방송사 위주로 다시 광고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도 “분위기를 봐서 광고 채널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자동차도 광고를 재개하기 위해 영상을 준비 중이다.

한국 기업이 중국 마케팅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한국과 중국 정부 간 갈등이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기업은 방영이 금지된 TV 광고는 물론 온라인 광고캠페인 등도 전면 중지했다. 중국 정부의 눈치가 보일 뿐 아니라 한국 기업이라는 게 알려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HS애드는 지난 9일 ‘2018년 중국 디지털 마케팅 전략 콘퍼런스’를 열고 중국 광고마케팅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호텔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코르앰배서더는 제주에 최고급 호텔 브랜드인 페어몬트호텔을 열기로 결정했다. 아코르 앰배서더 고위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프랑스 아코르 본사와 구체적인 인테리어와 콘셉트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코르앰배서더는 제주도 신규 호텔 개장을 작년부터 추진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유커) 감소로 사모펀드, 자산개발업체 등이 투자를 꺼리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어왔다. 아코르앰배서더 측은 최근 이런 우려가 걷어지면서 제주도 신규 호텔사업을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 더플라자호텔은 중국인을 겨냥한 특가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한국 기업 홍보영상에는 중국판 파워블로거인 ‘왕훙’이 다시 등장했다. 신라면세점은 ‘한국중국어관광통역사협의회’와 손잡고 중국 현지 왕훙 초청 홍보영상을 촬영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