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섬의 3분기 부진이 일회성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곧 주가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년에는 올 한 해 진행했던 체질 개선과 브랜드 정리 작업이 결실을 맺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오후 2시15분 현재 한섬은 전 거래일보다 2450원(7.50%) 하락한 3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9% 늘어난 282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27.4% 감소한 96억원에 그쳤다.
기존 고마진 브랜드인 타임(TIME)과 시스템(SYSTEM) 등의 성장은 둔화된 반면 저효율의 신규 브랜드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패밀리 세일·모덴 철수·중국법인 적자 등 일회성 요인이 잇달아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예상을 크게 밑돈 것이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할인율로 진행되는 패밀리 세일 매출이 전년 대비 늘면서 1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모덴 전개 중단과 SK패션 중국 법인에서의 손실분 30억원이 반영됐다"며 "내실 다지기를 위한 진통을 겪었다"고 평가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요인을 모두 반영하더라도 3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저마진 신규 브랜드의 매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에도 우려는 남아 있다. 3분기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던 SK패션 중국 법인과 모덴 관련 비용이 4분기에도 일부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패밀리 세일 행사가 없고 성수기인 만큼 어느 정도 외형 성장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섬이 2018년 들어 본격적으로 실적을 반등시키며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올해 진행해 왔던 사업 개편 작업이 내년부터 효과를 보기 시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모덴의 재고 정리에 따른 손실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직영 체제에서 대리상 체제로 전환하며 적자가 이어졌던 SK패션 중국 법인 역시 연내로 고정비용 처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더캐시미어, 래트바이티 등 신규 브랜드도 내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와 4분기의 비용 증가는 구조적 현상이 아닌 단기 이슈"라며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하연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통해 이익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의류업종 최선호주로 한섬을 추천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