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징역 2년 6개월 구형…기소 360일 만에 1심 판결
'이대 학사비리'·'삼성합병 압박' 사건 등은 14일 항소심 선고
'靑문건 유출' 정호성 이번주 선고…'박근혜 공모' 여부 주목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이번 주 나온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5일 정 전 비서관의 선고 공판을 연다.

정 전 비서관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기소 된 지 360일 만이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20일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으로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4월에는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국정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렸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정 전 비서관의 이날 1심 판결은 박 전 대통령의 일부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미리 유·무죄를 가늠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린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을 기소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드레스덴 연설문', '해외순방 일정표' 등 비밀 문건 47건을 최씨에게 누설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도 이런 공소사실 때문에 당초 두 사람을 함께 선고하려 했다.

하지만 변호인단 총사퇴 등으로 박 전 대통령의 재판 절차가 지연되면서 정 전 비서관을 먼저 선고하기로 했다.

정 전 비서관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공범 관계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역시 관련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정 전 비서관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지시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으면 무죄가 선고될 수도 있다.

또 재판부가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유·무죄를 판단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사법부의 첫 선고를 받지만, 검찰이 최근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에도 연루된 만큼 추가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정 전 비서관의 선고 공판 다음 날인 14일에는 '이대 학사비리', '삼성합병 개입'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줄줄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최씨와 이대 교수진에 대한 법원의 유·무죄 판단이 달라지는지, 형량에 변화가 있는지 등이 관심거리다.

1심은 최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 전 총장에게는 징역 2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영 부장판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선고 공판을 연다.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각각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이밖에 '삼성뇌물', '블랙리스트'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는 16일 증인신문을 이어간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의 재판을 열고 삼성전자 직원 주모씨를 증인으로 부른다.

같은 법원 형사3부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재판을 열고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