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이재오 오찬 회동 갖고 논의

자유한국당이 보수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른정당 의원 9명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합류한 가운데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늘푸른한국당과도 통합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한국당에 따르면 홍준표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통합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와 이 전 의원은 친분이 깊은 사이로 예전부터 만나 식사 한번 하자는 얘기가 있었다"며 회동 사실을 확인했다.

두 사람 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홍 대표가 그동안 보수대통합 차원에서 늘푸른한국당과의 통합 방침을 수차례 거론해 온 만큼 통합 문제가 거론됐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달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보수우파 진영의 대통합을 강조하면서 "이재오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늘푸른한국당 등 소수 보수정당과의 통합도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오찬에서 통합에 대한 큰 원칙을 확인하고 실무적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는 말도 나온다.

홍 대표 측은 "양당의 통합이 추진된다고 가정하면 정당법 등 검토할 사항이 많다"며 "늘푸른한국당원들이 모두 탈당한 뒤 한국당에 입당해야 할지, 또 늘푸른한국당의 남은 자산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등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복당을 성사시킨 데 이어 늘푸른한국당까지 껴안으면 홍 대표가 추진 중인 보수우파 외연 확장 구상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늘푸른한국당에 현역 의원은 없지만 이 전 의원의 '전투력'이 남다른 데다 전직 국회의원들을 포함해 17개 시도당에 4만 명 가량의 당원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당의 세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외부의 보수우파 시민단체, 원로인사 등 사회 각계각층의 보수우파들과 연대해 좌파정권에 대항하는 보수우파 연합세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와 이 전 의원은 제15대 국회 '동기'로, 한나라당 시절 대표적인 '여당 저격수'로 호흡을 맞춰왔다.

이 전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으로 불렸으며, 홍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2009년 한나라당(현 한국당) 원내대표와 2011년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다.

홍 대표는 최근 이 전 의원에 대한 각별한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대표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DC 방문 시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이 전 의원에 대해 "내 기억에 야당 원내대표를 가장 잘한 사람은 이재오다.

2006년 당시 재선의원이었지만 선수 높은 선배의원들을 이끌며 야당의 원내투쟁을 잘 이끌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