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러시아 등 10개국 80여명의 외국 의사들이 서울 문정동에 있는 중소 바이오기업 한스바이오메드 본사를 찾았다. 이 회사가 2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미용 리프팅 실 시술을 배우기 위해서다. 이들은 1박2일 동안 이 회사의 몰딩공법 기반 리프팅 실 제품인 민트리프트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시술 체험도 했다.
매출 300억원에 불과한 중소 바이오벤처에 외국 의사들이 대거 찾은 것을 계기로 한스바이오메드의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흉터치료제를 시작으로 피부 및 뼈이식재, 인공유방, 줄기세포 치료제,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황호찬 한스바이오메드 대표는 “세상에 없는 제품으로 기반을 다져왔다”며 “해외시장 개척으로 2020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황호찬 한스바이오메드 대표가 본사 1층에 있는 전시장에서 인공유방제품 벨라젤을 소개하고 있다.흉터치료제 사업 뛰어든 전기공학도
황 대표는 홍익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전기공학도다. 그런 황 대표가 1993년 단돈 2500만원으로 창업전선에 뛰어든 것은 중동 건설현장에서 근무할 당시 경험 때문이다.
전기엔지니어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건설현장에 근무할 당시 의무실 업무를 본 게 인연이 됐다. 다친 직원들을 치료해주면서 다친 부위에 남는 흉터가 유독 눈에 거슬렸다. 귀국 후 일본 미쓰이물산에서 열교환기 등을 중개무역하던 황 대표는 지인이 운영하던 설계사무소의 회의실을 빌려 흉터치료제 사업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술 등으로 생기는 흉터를 치료하려는 수요가 생겨나던 시기였다”며 “흉터를 없애는 젤을 개발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명함에 ‘흉터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새기고 다녔다. 흉터에는 관심 없던 의사들의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에서였다. 이 과정에서 화상 등으로 피부가 소실된 환자들을 자주 만났다. 그는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KAIST에 연구개발을 의뢰했다”고 했다.
국내 1호 인체조직은행 구축
3년 만에 조직이식재 기반 기술이 개발되자 황 대표는 승부수를 띄웠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화상 환자는 자신의 엉덩이 등에서 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피부로 이식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도 거부반응 때문에 남의 피부를 쓸 수는 없었다. 반창고처럼 붙여주기만 하면 되는 피부 이식재 시장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 500만달러를 투자해 대전 대덕연구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맞는 생산시설을 갖춰 2003년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제도가 발목을 잡았다. 인체조직 이식재에 대한 관련 규정이 없어 약인지, 의료기기인지 불분명한 탓이었다. 황 대표는 “합법도, 불법도 아니었지만 제도가 마련될 때를 기다려 2004년 국내서 처음으로 인체조직은행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스바이오메드는 피부에 이어 뼈로 영역을 확장했다. 치과시술이나 척추수술 등에 쓰이는 인공뼈는 화상환자 등에 쓰이는 인공피부 시장보다 10배 큰 시장이다. 최근에는 인공유방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스바이오메드 본사에서 지난달 열린 민트리프트 전문가 회의에는 해외 10개국 80여명의 의사들이 참여해 시술법 등을 배웠다. ‘최초’ 기술로 시장 개척
한스바이오메드 제품에는 대부분 ‘최초’ 타이틀이 걸려있다. 흉터치료제 ‘스카 클리닉’, 피부·뼈 이식재, 인공유방 ‘벨라젤’ 등은 국내 최초이고 리프팅 실 '민트리프트'는 세계 최초 제품이다.
피부 및 뼈 이식재는 동양 최초 제품이기도 하다. 피부 이식재는 당시 미국 라이프셀이 유일한 경쟁자였다. 뼈이식재도 MTF, 알로소스 등 미국업체들이 서너곳 있는 게 전부였다. 인공유방도 앨러간 존슨앤드존슨 등 다국적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황 대표는 지금껏 ‘최초’ 기술과 제품을 고집해왔다. 남들이 하지 않는 아이템이 아니면 작은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신념에서다. 그는 “창업 당시 사업 아이템을 정할 때도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자’는 생각에 시장도 없던 흉터치료 시장에 뛰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품 전략도 한 몫하고 있다. 벨라젤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시술 도중 의사가 촉감만으로 위아래 방향을 알아챌 수 있도록 볼록 표시를 해뒀다. 의사들의 건의나 아이디어를 제품 개발에 꾸준히 반영하면서 이제는 앨러간 존슨앤드존슨 등 다국적기업 제품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대표는 “외산제품보다 명품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벨라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벨라젤 국내 시장점유율이 내년 50%를 넘어서고 2~3년 뒤에는 8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 수입되는 인공유방 중에는 벨라젤이 1위를 굳혀가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유럽 CE인증을 받은 벨라젤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4만여개가 수출됐다. 황 대표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해 다국적 기업들과 진검승부를 벌일 계획”이라며 “현재 미국 인허가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데 3~5년 내에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줄기세포 기반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도전장
한스바이오메드는 올 1월 서울 성수동에서 문정동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건물 9층에 ‘줄기세포 재생의학 연구소’를 설립했다. 탯줄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8명인 관련 연구인력을 2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 연구를 통해 난치병을 치료하는 세계 최초 의약품을 내놓겠다는 게 목표다.
이 회사의 줄기세포 당뇨병 치료제 기술은 올초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으로부터 국책과제로 선정됐다. 한국 정부와 체코 정부가 3년간 각각 100만달러를 지원한다. 황 대표는 “체코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를 활용한 연구가 비교적 자유롭다”고 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는 현재 매일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를 6개월에 한번씩 맞으면 되는 주사제다. 5년 내 개발 완료가 목표다. 황 대표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개인 맞춤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서 금맥 캔다
한스바이오메드의 작년 매출은 290억원(9월 결산 기준)이었다. 올해는 전년대비 30% 넘게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회사측은 이런 추세라면 2020년 매출 10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 안팎인 영업이익률도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외 현지법인도 늘릴 계획이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중국 상하이 등 3곳에 있는 해외법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유럽 아시아 남미 등에도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2조원 안팎인 인공유방 세계시장 등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서다.
황 대표는 “매출의 60~70%가 수출”이라며 “작지만 강한 글로벌 바이오헬스 강소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산업을 주도할 ‘꿈의 소재’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사진) 연구팀이 학술지 네이처에 기존보다 생산성을 6배가량 향상한 페로브스카이트 합성 기술을 개발·검증했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최초 성과이며 디스플레이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릴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우주 시대에 더 주목받는 소재페로브스카이트라는 명칭은 1839년 러시아 우랄 지역에서 발견된 광물에서 유래했다. 칼슘타이타네이트라는 광물인데, 당시 유명한 광물 후원자인 러시아 귀족의 이름(레프 페로브스카이트)을 붙였다. 현재는 이 광물이 지닌 결정 구조를 통칭해 페로브스카이트로 부른다. 기존 광소자 소재보다 빛 흡수율이 높아 차세대 소재로 불린다.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든 쉽고 값싸게 화학 시약회사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이를 고효율, 고수명, 대량 생산 가능한 품질로 제조할 수 있느냐다.페로브스카이트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대체할 디스플레이산업의 핵심 소재인 데다 태양전지산업에서도 ‘게임 체인저’로 불려서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구상 중인 태양광을 활용한 우주 데이터센터에도 페로브스카이트 생산 기술이 필수다. 이런 이유로 세계 각국이 양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만 해도 최대 국유 석유·가스 기업인 CNPC가 100㎿급 파일럿 라인을 올해 구축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대량 생산을 위한 실증 데이터를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 어느 국
“인공지능(AI) 거품은 없습니다. 우리는 수십조달러에 달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의 시작점에 서 있을 뿐입니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샌타클래라에 있는 한국식 치킨집 99치킨에서 엔비디아, SK하이닉스 엔지니어 30여 명과 저녁 식사를 한 뒤 기자와 만났다. 그는 예정에 없던 인터뷰 요청에도 “마음껏 물어보라”며 흔쾌히 응했다. 젠슨 황 CEO는 이날 저녁 자리를 “세계 최고 메모리(반도체) 팀을 축하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임원진과 ‘치맥 회동’한 장소에서 열흘도 안 돼 두 회사 실무진을 독려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그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했다. 또 두 회사를 “하나의 거대한 팀”이라고 표현하며 운명 공동체임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곧 내놓을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의 연산 병목을 해결하고 성능을 극대화할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젠슨 황 CEO는 “이 팀은 베라 루빈과 HBM4라는 큰 도전을 맞아 정말 열심히 일했고, 소주와 치킨을 즐기며 멋진 저녁을 보낼 자격이 있다”며 협력 결과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다만 젠슨 황 CEO는 “위대한 것을 만드는 위대한 기업은 훌륭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공급을 둘러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 불가피한
우주산업에 관한 한 한국은 오랫동안 불모지에 가까웠다. 재사용 발사체 시장만 봐도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미국 기업이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중국도 빠르게 추격 중이다. 지난 11일 차세대 유인 달 탐사용 로켓 ‘창정 10호’의 재사용 발사체 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하며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이같이 미·중 중심으로 재편되는 우주산업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가 양강의 기술·안보 영향권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이른바 ‘소버린 스페이스’(우주 주권) 전략을 본격화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위성 제조 역량을 갖춘 ‘제조 강국’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저궤도(LEO) 위성이 통신 중계용 ‘안테나’를 넘어 인공지능(AI) 연산까지 수행하는 ‘컴퓨팅 노드’로 진화하는 기술 흐름은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은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발전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미들파워 허브로서 역량을 발휘한다면 글로벌 위성 파운드리산업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궤도 위성’이 바꾼 우주 판도글로벌 우주산업의 판도를 바꾼 핵심은 저궤도 위성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러시아군의 스타링크 접속 권한을 통제하며 우크라이나 전황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는 저궤도 위성의 위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것이 역설적으로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탈미(脫美)’ 움직임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저궤도 위성 시대의 핵심 경쟁 요소는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