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돈 빌려주고 연 4%대 수익… 대출형 부동산 공모펀드 첫 선
부동산을 담보로 잡아 개인투자자로부터 공모로 모은 자금을 대출해 주고 연 4%대 수익을 받는 부동산 펀드가 처음으로 나온다.

8일 부동산 금융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하나금융투자는 제주 노형동 베스트웨스턴호텔(사진)을 담보로 대출해 주고 수익을 올리는 공모펀드를 이달 중 하나금융투자 지점을 통해 판매키로 했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280억원의 자금을 모으고, 기관투자가 자금 150억원을 더해 총 430억원의 선순위 대출금을 호텔을 보유한 올리브앤제주PFV(프로젝트금융회사)에 3년간 빌려줄 계획이다.

예상 수익률은 연 4.7%로 대출 집행 후 3개월마다 펀드수익(배당)을 받을 수 있다. 호텔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임대료와 최소 수익보장 개념으로 책정된 28억원(1년 기준) 중 큰 금액을 배당하기로 해 안정성을 높였다. 금융주관은 하나금융투자가 했고, 키움운용이 펀드를 굴린다. 개인의 최소 투자 금액은 1000만원으로 대출 상환 전에는 원금을 받을 수 없는 폐쇄형으로 운용된다.

베스트웨스턴은 미국계 호텔 브랜드다. 80여 개국에 4000개가 넘는 호텔이 있다. 4성급인 제주 베스트웨스턴호텔은 국도관광개발과 서울가든(주)이 대주주로 있는 호텔 운영업체 비지에이치코리아가 2024년까지 운영하기로 돼 있다. 비지에이치코리아는 국내에서 12개 베스트웨스턴호텔을 운영한다.

대출형 부동산 공모펀드가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 공모펀드 대부분은 직접 건물을 보유하거나 일부 지분(에쿼티)을 매입하는 펀드여서 만기 시점에 건물 매각에 차질이 있으면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출형 펀드는 담보권이 설정돼 있어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호텔이 제주시 중심가인 노형오거리에 있고 제주국제공항과도 가깝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관광객이 줄어든 가운데에도 안정적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정책으로 개인들이 부동산 간접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 공모펀드를 선보이기로 했다.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일본과 싱가포르처럼 개인이 상업용 부동산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하헌형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