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FTA, 미국에 그다지 좋지 않아"…개정 협상 속도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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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25년 만에 국빈 방한
문재인 대통령 "한·미 동맹 한 축은 경제협력"
트럼프, 농축산물 시장 개방은 언급 안해
전문가 "미국 에너지 수입 확대 고려할 만"
문재인 대통령 "한·미 동맹 한 축은 경제협력"
트럼프, 농축산물 시장 개방은 언급 안해
전문가 "미국 에너지 수입 확대 고려할 만"
“지금 협정은 미국에 그리 좋은 협정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 이 발언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전문가들은 “FTA 개정은 최소화하면서도 미국의 환심을 살 수 있도록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거나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늘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文 “FTA 협의 신속 추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무역과 관련한 다양한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한 축은 경제협력이란 점을 재확인했다”며 “자유, 공정, 균형 무역을 위해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교역 협상을 조속히 더 낫게 하겠다고 말한 데 감사한다”며 “우리가 자유롭고 호혜적인 무역 협상을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협정은 미국에 그리 좋은 협정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두 대통령 발언으로 FTA 개정 협상을 한다는 게 분명해진 것”이라며 “협상이 왜 필요한지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한·미 FTA를 ‘끔찍한 협상’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표현했는데 그에 비해 이날 발언 수위는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에서는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 미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에 의한 무역적자로 고생해왔다”고 언급하는 등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날은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한국 측에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의 많은 무기를 구매하기로 한 데 감사드린다”고 말한 점을 고려할 때 양국이 무기 구매를 통해 적자 문제를 해소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협상 개시 빨라질 듯
양국 정상이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협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협상시기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산업부는 오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미 FTA 공청회를 열고 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지난달 4일 한·미 FTA 개정 협상이 필요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을 땐 내년 초에 협상이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최 교수는 “시기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르면 올해 말에라도 개정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는 “우리 입장에서는 개정 협상을 최소화하고 FTA 이행이 잘 안 된 부분을 개선한다든가, 천연가스 수입 등 협정을 건드리지 않고도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협정을 완전히 고치면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다는 것을 내세워 설득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 이 발언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전문가들은 “FTA 개정은 최소화하면서도 미국의 환심을 살 수 있도록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거나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늘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文 “FTA 협의 신속 추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무역과 관련한 다양한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한 축은 경제협력이란 점을 재확인했다”며 “자유, 공정, 균형 무역을 위해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교역 협상을 조속히 더 낫게 하겠다고 말한 데 감사한다”며 “우리가 자유롭고 호혜적인 무역 협상을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협정은 미국에 그리 좋은 협정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두 대통령 발언으로 FTA 개정 협상을 한다는 게 분명해진 것”이라며 “협상이 왜 필요한지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한·미 FTA를 ‘끔찍한 협상’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표현했는데 그에 비해 이날 발언 수위는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에서는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 미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에 의한 무역적자로 고생해왔다”고 언급하는 등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날은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한국 측에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의 많은 무기를 구매하기로 한 데 감사드린다”고 말한 점을 고려할 때 양국이 무기 구매를 통해 적자 문제를 해소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협상 개시 빨라질 듯
양국 정상이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협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협상시기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산업부는 오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미 FTA 공청회를 열고 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지난달 4일 한·미 FTA 개정 협상이 필요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을 땐 내년 초에 협상이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최 교수는 “시기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르면 올해 말에라도 개정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는 “우리 입장에서는 개정 협상을 최소화하고 FTA 이행이 잘 안 된 부분을 개선한다든가, 천연가스 수입 등 협정을 건드리지 않고도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협정을 완전히 고치면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다는 것을 내세워 설득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