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미일 동맹' 강조…트럼프 "무역 불공정 개선하겠다"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6일 낮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의 시간이 끝났다"고 압박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두 정상은 상대방 국가를 치켜세우며 양국 간 동맹을 강조하는 한편 중국을 견제하며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을 공동 외교전략으로 표명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의견 일치를 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비판하며 일본과 공평한 무역을 만들겠다고 일본을 압박하기도 했다.

◇ 트럼프 "北은 문명세계 위협…전략적 인내 시대 끝났다" 압박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안보에서 양국의 굳건한 결속을 확인하며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양국이 "100% 함께 있다는 것을 강하게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미 전날 골프 회동에서 '도널드&신조: 동맹을 더욱 위대하게'(Donald and Shinzo: Make Alliance Even Greater)라고 적힌 모자에 함께 서명하며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에 미일 동맹이 굳건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이 국제사회와 연대해 북한이 정책을 바꾸도록 다양한 수단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 높이자는데 완전히 의견이 일치했다"며 아울러 "중국이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서도 뜻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문명 세계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목하며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힘을 줬다.

그는 전날 일본 도착 직후 요코타(橫田) 미군기지에서 "미국은 하늘에서, 바다에서, 육지에서, 우주에서도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과시하며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냈었다.

아베 총리는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지지를 표한다며 누차 미국의 강경 대응에 지지를 실어줬다.

그는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자산동결 대상을 35개 단체와 개인으로 확대한다며 추가적인 독자제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 中견제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 표명

두 정상은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Indo-Pacific)전략'을 공동 외교전략으로 표명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견제하며 새로운 내용의 지역 질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은 아베 총리가 작년 8월 케냐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 기조연설에서 처음 밝힌 구상이다.

태평양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지역에서 인프라 정비와 무역·투자, 해양 안보 협력을 진행하자는 것으로, 미국의 영향력 범위를 넓혀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등 공통의 가치관을 가진 인도, 호주와 연대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태평양에서부터 인도양을 거쳐 중동과 아프리카에 이르는 인도·태평양지역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있는 세계 성장의 선두"라며 "자유롭게 열린 상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서 극히 중요한 만큼 미일 양국이 이를 실천하는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8일부터 방문하는 중국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날 이 전략에 대해 "미국은 아태 동맹국에 경제적 이익을 줘서 안보 동맹을 공고히 하는 것이 아니라 안보 유대를 제공해 아태 동맹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받아내려고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반발 없이 어떻게 이 구상을 실현할 수 있을지 묻자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나는 관계가 좋다.

나는 그를 친구로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은 불공정했다.

중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해야 한다"고 말을 돌렸다.

◇ 트럼프 "日과 무역 공정치 않다" 공격에 日 '머쓱'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업 경영자 대상 간담회에 이어 정상회담에서도 일본과의 무역이 공정하지 않다며 압박을 가했다.

그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평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에의 접근을 확보해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목적을 향해 (아베 총리와) 함께 얘기해 큰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경영자 간담회에서는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며 "미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에 의한 무역 적자로 고생을 해왔다"고 대놓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주도로 추진되는 다자 무역 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올바른 사고방식이 아니다"고 말해 재가입을 원하는 일본측의 기대를 저버리기도 했다.

회담에서 통상 문제에 대해 최대한 언급을 피하는 전략을 썼던 일본측은 당황해하면서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아베 총리는 회견에서 "이미 두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한 미일 경제대화를 틀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말하면서 "투자의 활성화와 에너지, 인프라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서로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적자 문제에 대해 "일본뿐 아니라 중국 등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대책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