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사진)은 “코스닥시장이 모험자본 조달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3일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맞춤형 상장 요건을 연구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이 손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코스닥 상장 요건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한국 경제가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가계·부동산에 쏠린 시중 자금을 벤처·중소기업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정 이사장이 이끄는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기관투자가의 시장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새 지수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원칙준수·예외설명’ 방식의 자율공시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지침)’에 많은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토록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원칙준수·예외설명 공시는 거래소가 정한 지배구조 개선 관련 핵심원칙의 준수 여부를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지키지 않았을 때 그 이유를 해명토록 하는 제도다.

정 이사장은 매매 주문유형 다양화와 차익거래 활성화 등으로 거래소 경쟁력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파생상품시장은 금리·외환 파생상품을 확충해 기관투자가 중심의 시장으로 육성키로 했다. 그는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다양한 구조화 상품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의 취임식은 지난 2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거래소 노조가 주주총회의 절차 문제를 지적하며 취임식장 입장을 막아 하루 늦게 열렸다. 부산 출신인 정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인력개발과장,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쳤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맡았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