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韓소주 점유율은 진로 제치고 14년째 1위 선전

한국의 토종 소주가 일본의 유명한 브랜드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주목받고 있다.

니혼슈(청주)와 함께 일본 전통 주류 시장을 양분하는 소주 시장에서 이런 기록을 세운 브랜드는 롯데주류의 경월(鏡月·일본명 교게쓰)이다.

1995년 일본에 첫선을 보인 경월은 통상 처음 시장에 진출할 때 채택하는 저가격 정책을 버리고 일본 소주에 비해 평균 20% 비싼 가격에 판매했음에도 일본 주당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31일 롯데주류재팬에 따르면 경월은 일본 진출 9년만인 2004년에 선두 주자인 진로를 제치고 일본 내 한국 소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설악산 천연수로 만들었다는 제품의 특성, 둥근 병 대신 고급 사각형 병을 사용한 점, 감미료 대신 보리 증류주를 첨가해 독특한 풍미를 구현한 점 등이 주효한 것으로 롯데주류측은 설명했다.

이런 마케팅 덕분에 경월은 브랜드 인지도(음주 경험자 가운데 브랜드를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 70% 이상을 유지하면서 올해까지 14년 연속 일본 내 한국 소주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경월은 일본 토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월은 연속식증류소주(참이슬이나 처음처럼 등 한국의 보통 소주에 해당, 일본에서는 보통 갑<甲>류로 분류) 분야에서 일본의 다카라(寶)에 이어 2위 브랜드의 자리를 점유한 것이다.

마케팅 전문사인 일본 인테지그룹의 지난 1~9월 연속식증류소주 단일 브랜드 판매량 샘플링 조사 결과 경월은 1만2천786㎘로 일본 다카라소주(1만9천8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경월의 판매량은 3위 업체(6천680㎘)의 배에 달하는 것이다.
"고가전략 통했다"… 롯데 경월, 日 소주시장 '빅2' 올랐다
물론 일본내 소주 시장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일본에서도 고령화에 따른 음주 인구 감소, 외식 산업 쇠퇴, 젊은 층의 낮은 도수 주류 선호 등의 영향으로 소주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소주의 일본 수출도 2012년 1억220만달러에서 2016년 5천694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롯데주류는 이런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쪽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2012년 이후 종전 경월(20~25도)보다 낮은 16도의 '훈와리 경월'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세로라나 유자, 감귤 등의 과일향을 가미해 여성 소비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는 단맛을 줄이고 깔끔한 맛을 강조한 '훈와리 경월 클리어'도 출시했다.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는 도쿄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일본의 주류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객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는 있다"며 "앞으로도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트렌드에 부응하는 신제품드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