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또 공매도와의 전쟁?
미국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셀트리온 목표주가로 현재 주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의 주요 공매도 창구여서 소액주주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제니퍼 김 연구원은 지난 18일 셀트리온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투자의견 ‘비중축소’, 목표주가 ‘8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이어 24일과 25일에도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유지한 보고서를 연이어 내놨다. 지난 27일 이 회사 종가(17만500원)의 47%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 평가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시장 조사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16개 증권사는 모두 ‘매수’ 의견과 함께 셀트리온 목표주가를 평균 17만9063원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회사의 점유율 목표치가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며 ‘비중 축소’를 권했다. 2018년까지 대표 제품인 ‘램시마’와 ‘트룩시마’ 점유율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제시한 목표(미국시장 30%, 유럽시장 50%)의 절반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셀트리온 주가 급등으로 큰 손해를 본 공매도 투자자들이 외국계 증권사의 인색한 평가에 다시 힘을 얻게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셀트리온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13일 452억원을 시작으로 16일(532억원)과 17일(752억원)까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8일엔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해 하루 동안 공매도를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7일에도 513억원어치가 쏟아지는 등 공매도 공세가 식지 않고 있다.

앞서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코스닥시장에 남아 있으면 과도한 공매도를 피하기 힘들다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신청, 지난달 29일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전상장 예상 시점은 내년 2월이다. 셀트리온은 9월 이후 두 달간 52.0% 올랐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