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암보다 치매를 더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완치가 어려운 데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에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치매 발병은 노화의 과정이며,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매는 평소 습관에 따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병이기도 하다. 그래서 피부를 관리하듯 뇌도 관리해서 치매를 예방하자는 말을 하는 것이다.
한국치매학회에서는 치매 예방 6계명을 정해 일반인이 쉽게 외울 수 있도록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부르고 있다. ‘진’땀나게 운동하기, ‘인’정사정 없이 담배 끊기, ‘사’회생활과 긍정적인 생각 많이 하기, ‘대’뇌활동 적극적으로 하기, ‘천’박하게 술 마시지 않기, ‘명’을 연장시키는 식사하기 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치매 예방법은 뇌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뇌세포에 꾸준한 자극과 경험을 줘 뇌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
이미 치매에 걸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치매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늦지 않게 필요한 치료를 받으려면 보험이나 저축 등으로 의료 간병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지난달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가 72만 명을 넘어섰다. 65세 이상 유병률은 10.2%, 85세 이상은 3명 중 1명꼴로 치매환자다. 치매환자가 1년에 지출하는 관리비용은 2033만원으로 이 중 간병비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간병비는 국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지출금액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치매환자가 있는 가정을 살펴보면 대개 간병비로 경제적 부담을 겪는 일이 많다.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저서 뇌미인에서 “치매에 걸리더라도 예쁜 치매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 제목처럼 뇌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뇌미인이 돼보는 것도 좋겠다.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기도 하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치료비와 간병비도 꼼꼼히 준비해두자.
윤필경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