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필하모닉 지휘자 유리 시모노프
모스크바필하모닉 지휘자 유리 시모노프
팔공산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10월 대구는 음악의 도시로 변한다. 비싼 항공료와 여행비를 들여 해외까지 가지 않아도 세계 정상급 교향악 연주와 오페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올가을 여행을 대구로 향하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20만~30만원대 공연을 3만~10만원으로 즐길 수 있다. 단풍과 음악으로 눈과 귀를 호강시킬 최고의 ‘인생여행’을 꿈꾼다면 올가을 대구가 제격이다.

지난 12일 개막해 다음달 12일까지 펼쳐지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개막 3주차를 맞아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또 러시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폴란드 등 해외 4개국을 비롯한 여섯 개 국내외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펼치는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도 다음달 9일부터 12월6일까지 열린다. 아시아의 유일한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이다.
(좌) 시몬 트릅체스키·피아노 (중) 안드레아스 오텐잠머·클라리넷 (우)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좌) 시몬 트릅체스키·피아노 (중) 안드레아스 오텐잠머·클라리넷 (우)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인 ‘2017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조직위원장 정태일)는 유럽(오스트리아 스위스 러시아 폴란드)과 한국을 대표하는 여섯 개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참가한다. 국내외 정상급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만남을 통해 클래식의 진수를 보여줄 전망이다. 특히 시몬 트릅체스키(피아노), 김영욱(바이올린), 세르게이 크릴로프(바이올린), 안드레아스 오텐잠머(클라리넷),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등 세계적 연주자들은 대구는 물론 국내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우리나라 대표 콘서트 전용 공연장으로 동아시아 클래식 허브로 부상한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세계적인 음악과 마주하는 매력적인 여행을 대구에서 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디테일한 음색이 모여서 내는 하모니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3일간 열리는 체임버오케스트라가 제격이다.

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 메인 공연

[가을여행] 대구로 떠난 음악여행… 거장의 선율에 취하다
▷11월17일(금)=대구시립교향악단이 축제의 화려한 개막을 알린다. 우리 시대의 거장 미하일 유로프스키의 지휘와 로열필하모닉소사이어티의 ‘젊은 음악가’ 상을 받은 피아니스트 시몬 트릅체스키의 협연으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등을 연주한다. ‘쇼스타코비치의 가장 뛰어난 해석자’라 불리는 만큼 생전의 쇼스타코비치와 함께 연주하며 가깝게 지내던 미하일 유로프스키만의 해석과 표현이 기대된다.

▷11월18일(토)=ICMA, 에미상 등을 수상해 동유럽 최고로 평가받는 신포니에타크라코비아(폴란드)가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 단조’ 등을 들려준다. 차세대 마에스트로로 주목받고 있는 유렉 뒤발의 지휘로 한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협연한다.

▷11월26일(일)=세계 5대 오케스트라인 모스크바필하모닉오케스트라(러시아)의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차이코프스키의 탁월한 해석자’이자 위대한 거장, 유리 시모노프의 지휘와 러시아가 자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세르게이 크릴로프의 협연을 통해 ‘교향곡 제6번 B 단조’ ‘바이올린 협주곡 D 장조’ 등 차이코프스키 대표작을 들려준다.

▷11월28일(화)=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무지크콜레기움빈터투어(스위스)와 세계적 클라리네티스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의 공연이 열린다. 베를린필하모닉 역사상 최연소 수석인 오텐잠머와의 협연을 통해 단치와 베버, 슈타미츠의 클라리넷 대표 협주곡부터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 A장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12월1일(금)=젊은 마에스트로 이동신이 이끄는 경북도립교향악단 공연이 준비돼 있다. 1997년 창단한 전국 최초의 도립교향악단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의 협연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12월6일(수)=축제의 마지막 날로 유럽 최고 오케스트라인 빈심포니오케스트라(오스트리아)가 대미를 장식한다. 명 지휘자 아르맹 조르당의 아들로 세계적 지휘자로 성장한 필리프 조르당의 지휘로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C단조’,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 C단조’ 등을 연주한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