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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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500만원 갈 날도 머지 않았다고 봅니다."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을 묻는 기자에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당분간 상상 이상으로 주가가 빠르게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고 삼성전자의 주가를 바라보는 여의도 증권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파죽지세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해 하나같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가 어디까지 상승할 지는 주식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주가는 대체 얼마까지 오를 수 있을까?

◆ 증권사들 목표가는 314만원

2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최근 3개월 평균 목표가는 314만2609원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보는 6개월~1년이 지난 시점에 주가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가격은 314만원선이라는 이야기다.

각 증권사별로 보면 이베스트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목표가를 각각 330만원으로 제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340만원을 기대했다. IBK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350만원을 전망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주가 상승 기대감을 나타내는 중이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를 340만원으로 평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346만원을 예상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270만원대. 목표주가 평균치보다 14.02% 낮은 수준이다. 여전히 주가가 오를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삼성전자의 실제 주가는 목표주가 상승률보다 더 가파르다. 삼성전자의 현재 목표주가 컨센서스 평균은 지난 연말(209만원)보다 33.49% 높아졌다. 실제 주가는 올해 51.96% 올랐다. 주가 상승률이 워낙 가팔라 증권사들의 예상치가 실제 주가를 따라가는 형국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사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곧 3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건 누구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상승 속도로만 보면 300만원은 물론 순식간에 500만원까지 갈 수 있다. 불과 1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100만원 넘게 오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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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주주환원책에 커지는 기대감

실제 증시 전문가들은 공식적으로 제시한 목표치보다 더 낙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대감의 근거는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38조4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이미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존 연간 최대 영업이익 기록은 2013년 36조7900억원이었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6조원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54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연간 매출도 230조원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3분기까지 올린 매출액은 172조5506억원에 달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반도체 메모리 가격 강세 기조가 계속되면서 분기 사상 최대 실적 랠리는 4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2015년 10월29일(130만8000원) 이후 주가는 최근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정책 등에 힘입어 현재까지 2배 넘게 올랐다.

오는 31일에도 주주환원 정책 발표가 예정되면서 증권가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각·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계획을 담은 3개년(2018∼2020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당기순이익(22조4160억원)의 절반(49.7%)에 해당하는 금액(11조1312억원)을 주주환원으로 썼다. 올해 당기순이익이 40조원을 웃돌고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이 예상되면서 향후 3년간 주주에게 돌아가는 돈은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의 최대 관건은 주주환원 정책"이라며 "시장에서는 현재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계획보다 그 수준이 높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긍정적인 변화만 있다면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세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애플과 비교하면 상승 여력은 70% 이상

사상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 등의 효과가 기대되지만 아직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많이 싸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애플 등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크게 낮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에서 애플을 제쳤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4조원, 애플은 12조원 수준이었다. 올 3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14조5000억원)은 애플의 이익 규모를 앞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올 3분기 125억8100만달러(14조21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는 애플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로 나눈 것이다. PER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은 9.9배로 애플(17.3배)에 크게 못미친다. 인텔(12.6배)보다도 낮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 주가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있다는 것에 주목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애플의 경우에 대입해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74%, 인텔과 비교하면 27% 가량 오를 수 있는 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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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