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끈적이는 치즈 딥이 '치폴레'를 구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에서 잘 나가던 프랜차이즈 음식점 중 하나가 치폴레(Chipole)입니다. '멕시칸 부리또'를 주력으로 파는 이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레스토랑은 유학생들 사이에서 쉑쉑버거 다음으로 한국에 들어왔으면 할 정도로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습니다.

1993년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대학교 인근에 첫 번째 매장을 연 이후 치폴레는 신선한 재료를 활용한 부리또 메뉴와 빠른 레스토랑 회전율로 인기를 얻어왔습니다. 현재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 2300여개 매장이 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끈적이는 치즈 딥이 '치폴레'를 구할 수 있을까?
하지만 회사가 커지고 매장이 많아지면서 여러 가지 스캔들을 겪고 있습니다. 2013년 유전자조작(GMO)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겠고 발표했지만, 이후 GMO 재료를 쓴 게 발각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2015년 말 여러 매장에서 대장균과 노로바이러스가 발견돼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올들어 다시 버지니아주 매장에서 음식을 먹은 최소 13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주가도 지난 5월8일 이후 34% 이상 하락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끈적이는 치즈 딥이 '치폴레'를 구할 수 있을까?
그런 치폴레가 23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재밌는 얘기를 했습니다. 지난 9월12일 메뉴에 추가한 퀘소(즉 끈적끈적한 멕시칸 치즈 딥)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실적 회복을 자신한 겁니다. 치폴레의 임원들은 “많은 고객들이 지난 몇년간 퀘소를 팔 것을 요청해왔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 판매를 늘릴 수 있다”고 약 20여 차례나 언급했습니다.

퀘소는 통상 가공치즈로 만듭니다. 하지만 치폴레는 천연식품 기준을 충족시키는 제조법을 개발했다며 자랑했습니다. 현재 미 전역의 치폴레 매장은 퀘소를 집중적으로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과연 퀘소가 치폴레를 수렁에서 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